‘김창완 밴드’의 <더 해피스트>
김창완, 하면 뭘 먼저 떠올리느냐에 따라 세대를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내 경우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드라마 의 냉혹한 대학병원 부원장이다. 푸근한 이웃 아저씨의 상징 같은 동그란 안경을 벗어던지고 삐딱하게 치켜뜬 눈으로 노려볼 때면, 정말이지, 오싹해진다. 이런 모습을 떠올리는 나는, 그렇다면 신세대?
좀더 생각해보자. 이라는 노래가 있었다. 박중훈·강수연 주연 영화 (1987)에서 보물섬(김세준)이 죽었을 때 흘러나오던 그 노래에 눈물깨나 쏟았다. 더 거슬러 올라가보자. 김창완은 밴드 ‘산울림’의 리더다. 1977년 로 데뷔한 이래 13집(1997)까지 낸 한국 록 역사의 산증인. 등 다 늘어놓기도 힘든 히트곡에다 동요 까지 줄줄이 따라 부르는 나는, 알고 보면 구세대?
김창완은 이런 구분법을 무력화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김창완 밴드’라는 이름으로 EP(미니앨범) 를 냈다. 친동생이자 산울림 멤버였던 김창익이 올 초 사고로 숨진 이후 그는 더 이상 산울림의 이름으로 음악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번 앨범은 복고적이면서도 현대적이다. 무엇보다도 독창적이다. 산울림을 그리워하는 이들과 김창완을 연기자로만 아는 이들 모두를 흡족하게 만들 마법 같은 음악이다. 돌아온 거장에게 경의를!
서정민 기자 blog.hani.co.kr/west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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