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의 <벤>
“마이클 잭슨이 흑인 시절 부른 노래들이에요.” 이게 뭔 소리? 의아해하던 내게 그가 불쑥 건넨 CD 표지에서 귀여운 곱슬머리 흑인 꼬마가 씨익 웃고 있다. 흑인음악 레이블 모타운 탄생 50주년 기념 베스트 앨범이다. 그렇지. 애초 그는 이랬었지.
내가 처음 만난 마이클 잭슨은 변신 중이었다. (1982) 표지에서 흰 슈트를 입은 그의 얼굴엔 검은빛이 짙었지만, (1987) 표지에서 검은 가죽재킷을 입은 그의 얼굴엔 희멀건 빛이 감돌았다. 화장발? 성형수술? 별로 궁금하지 않았다. 그저 음악이 끝내준다는 생각뿐이었다. 가요만 듣던 내가 그의 카세트테이프를 산 이유였다. 얼마 전 팬들의 참여로 마이클 잭슨 한국판 베스트 앨범 을 만드는 프로젝트가 진행됐는데, “내가 처음으로 들은 팝”이라는 식의 평이 유독 많았다. 마이클 잭슨으로 팝에 입문한 게 나만은 아닌 모양이다.
그의 얼굴은 갈수록 하얘졌다. “백인이 되고 싶어 안달난 성형중독자”라는 비난과 “백반증이라는 희귀병 때문”이라는 해명이 맞섰다. 이런 논란을 의식했는지 그는 이렇게 노래했다. “당신이 백인이건 흑인이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그의 노래를 모든 인종이 좋아했다는 거다.
‘팝의 황제’ 소식은 이제 스캔들이나 가십 뉴스를 통해서나 간간이 들려온다. 그럴 때면 문득 ‘초딩’ 마이클 잭슨이 앳된 목소리로 부른 이 듣고 싶어진다.
서정민 기자 blog.hani.co.kr/west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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