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김려령 지음, 창비 펴냄, 9500원(양장)·8500원(반양장)
2007년 제1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은 소설 는 3월에 출간된 뒤 석 달 만에 10만 부를 돌파했다. 나 이후 이렇다 할 베스트셀러가 없었던 청소년 문학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왜 숨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고, 사실은 너무 오래 숨어 있어서 두렵기 시작했는데, 그저 숨는 것밖에 몰라 계속 숨어 있었다. 그런 나를 똥주가 찾아냈다.”(233쪽)
는 난쟁이 아버지 밑에서 혼자 라면을 끓여 먹으며 자란 완득이가 담임 ‘똥주’를 만나면서 세상 밖으로 나올 용기를 얻는다는 내용의 성장소설이다. 얼굴도 모르던 베트남인 어머니를 되찾고, 카바레에서 춤을 추며 호객 행위를 하는 아버지를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똥주와 완득은 “부자 아버지 두고 가난한 척하는” 괴짜 중년 남성과 “가난이 쪽팔린 줄 아는” 열일곱 살 소년의 필연적인 조합이다. 완득이는 이렇게 ‘조폭 꿈나무’에서 ‘킥복싱 꿈나무’로 커간다. 권투로 세상의 편견과 차별과 맞섰던 무하마드 알리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대목이다.
소설은 장마다 만화 컷이 들어가 헐겁게 230여 쪽을 겨우 채운 가벼운 분량이다. 여기에 작가는 장애인 문제, 이주노동자 문제, 학교 문제 같은 묵직한 주제를 무리 없이 실어내면서도 곳곳에 유머가 넘치는 열일곱 살 소년의 성장기를 그렸다. 완득이의 서술은 경쾌하고 꾸밈없다. 청소년기에 느끼는 감정에 대한 세부 묘사도 살아 있다. 가령 별도 없고 사람도 없는 밤, 체육관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완득이는 생각한다. “멈춰버린 동네에서 내가 움직인다. 전에는 나만 멈춘 것 같았는데 지금은 나만 움직인다.”(126쪽) 여자친구와 처음으로 뽀뽀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개천에 얼음이 언 모습만 보고도 자꾸 웃음을 터뜨린다. 똥주는 곳곳에서 유머를 제대로 구사한다. 친삼촌은 아니지만 완득이네와 함께 사는 정신지체 삼촌이 “저, 저는, 나, 나, 남밍굽니다” 하면, “난닝구요? 어우, 이름이 편안하시네” 하며 받아치는 식이다.
〈완득이〉
책을 책임편집한 창비의 이지영 팀장은 “스토리를 대사 위주로 빠르게 치고 나간 점이 청춘의 빛나는 매력을 보여주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일본 소설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한국 소설을 어렵고 지루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독자의 선입견을 깬 건 분명한 장점이다. 다루는 주제가 많다 보니 설정이 작위적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적당한 분량에 적당한 깊이로 주제를 담아냈다고 본다.”
독자층은 10대부터 50대까지 골고루 퍼져 있다. 창비는 ‘청소년 문학선’ 시리즈로 들어간 페이퍼백과 성인 독자를 겨냥해 ‘청소년문학’이라는 문구를 뺀 양장본을 함께 출간했다. 양장본이 두 배 더 많이 팔렸다고 한다.
“창비 책답지 않게 광고도 많이 했다.” 일간지 광고에는 성인 독자를 겨냥해 양장본 위주로 광고했고, 청소년이나 교사들이 볼 만한 잡지 등에는 청소년 문학책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고 한다. 전국국어교사모임에도 책이 나오기 전에 가제본을 1천 부가량 돌리며 설문을 진행해 인지도를 높였다.
김일주 기자 한겨레 책·지성팀 pear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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