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 이름 같기도 하고 한정식집 이름 같기도 했던 ‘국정원’이 아예 간판을 교체하려고 한다. 정부와 여당은 국정원의 권한을 강화하고 활동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의 의도대로라면 앞으로 국정원은 휴대전화 감청은 물론 인터넷 메신저 열람도 가능해진다. 과거 휴대전화 감청 장비인 ‘카스’를 들여놓고 남의 통화를 몰래 엿듣다가 딱 걸렸던 국정원이 이제 대놓고 카스를 사들이겠다는 것이다. 뭐, 어차피 정권 바뀌고 세상도 바뀌었는데 국정원이라고 바뀌지 말란 법은 없다. 이참에 카스도 들여놓고 ‘하이트’도 들여와 화끈하게 확장 개업하는 것도 좋다. 대신 조건이 있다. 중국집 이름 국정원 대신 ‘국정 흥신소’라는 간판을 내걸어야 한다. 사설 흥신소가 아니라 정권이 정한, 정권의 입맛에 맞도록 디자인된 흥신소라는 뜻이다. 최성진
다른 건 다 잘하고 있는데 오로지 못된 ‘정보 전염병’ 때문에 인기가 낮다고 생각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야심작 ‘2008년판 한국방송’에 인사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이병순 신임 사장이 단행한 부사장과 본부장 인사 때문이다. 특히 라디오본부장에 정종현씨가 임명된 것에 대해 한국방송 라디오 프로듀서 68명은 9월4일 성명을 내며 반발했다. 뉴스 프로그램의 수위를 직·간접적으로 조절하게 될 보도본부장에는 김종율씨가 내정됐다. 김씨는 기사를 막는 데 남다른 재주가 있는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고교 선배다. 이렇게 쓰고 보니 갑자기 국정원에 카스를 빌려쓸 일이 생길 것 같다. ‘이동관-김종율 두 사람의 통화만 꼼꼼히 들을 수 있다면….’ 최성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9월4일 오전 서울 중곡동 제일골목 시장을 찾았다. 연합 배재만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9월4일 오전 서울 중곡동 제일골목시장을 찾았다. 부자들을 위해 법인세, 상속세 등을 낮춰준 지 나흘 만이었다. 지난 8월18일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장·차관이 직접 재래시장에 가서 추석 물가를 점검해야 한다”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강 장관은 직접 장바구니를 끌고 시장을 돌았다. 미리 적어온 한우 고기, 채소, 생선, 떡, 과일 등 제수용품이었다. 그런데 강 장관은 한 TV매체와 인터뷰를 하며 “물가는 생각했던 것하고 작년에 비해서 크게 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몇 개 품목은 오른 것 같고…”라고 말했다. 환율을 끌어내리느라 수십조원을 쏟아붓다 보니, 100원, 1천원의 차이에 대해서는 무감각해진 탓일 테다. 지난 8월 말 농협유통이 농림수산식품부에 보고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보다 돼지고기는 50%, 밀가루는 91%, 사과는 10% 올랐다. 강 장관은 돼지고기는 산 것으로 밝혀졌다. 강 장관의 등장에 시장 상인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정혁준
춘천지방법원이 박아무개(21)씨 등 4명에 대한 재판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처벌을 명시한 병역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2002년 첫 위헌법률심판이 제청됐지만 헌법재판소는 2004년 8월 합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당시에도 헌법재판관 다수의견으로 입법부에 대체복무제 도입을 권고했다. 그리고 국방부도 2007년 대체복무제 도입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했던가? 올 들어 국방부에서 대체복무제 추진 백지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런 가운데 법원이 백기를 드는 대신에 백지에 촘촘히 이견을 새겼다. 이제 펜은 헌재로. 4년이 넘도록 대체복무제 도입 권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니 헌재도 이번엔 다른 판단을 할지 모른다. 헌재의 펜이 ‘위헌’을 쓰는 순간, 대체복무의 역사는 열린다. 과연 펜은 총보다 강할까. 신윤동욱
AP PHOTO/ SAKCHAI LALIT
사막 순타라웻 타이 총리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사막 한가운데 홀로 선 듯 외로워 보인다. 반정부 시위대의 공세에 비상사태 선포로 맞불을 놓을 때만 해도 이렇진 않았다. 한데 시위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다시금 용기를 짜내 ‘사퇴불가’와 ‘국민투표’를 외치셨으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치안을 유지해야 할 군은 시위대에 눈 감고 귀 막았다. 툭하면 쿠데타를 도모하시는 타이군의 ‘빛나는 전통’을 잠시 잊으신 겐가? 아누뽕 빠오친다 육군참모총장은 “어떤 경우에도 시위대에 무력을 행사하지 않겠다”며 ‘대화’와 ‘타협’씩이나 강조하셨다. 위기 때마다 타이의 앞날을 밝혀주시던 푸미폰 국왕 폐하께서도 이번엔 지독히 말을 아끼신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의 충돌로 숨진 남성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이렇게 되물으셨단다. “근데, 그 사람 어느 편이었소?” 정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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