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가르트 푸르히너는 18살이던 1943년부터 약 2년간 독일이 점령한 단치히(현 폴란드 그단스크)에 있는 슈투트호프 강제수용소에서 나치 친위대(SS) 장교의 비서 겸 타자수로 일했다. 1939년 문을 연 슈투트호프 수용소는 1945년 폐쇄될 때까지 유대인과 폴란드 빨치산, 소련 전쟁포로 등 약 11만 명이 수감됐다. 이 가운데 6만5천 명가량이 목숨을 잃었다.
독일 북부 이체호 지방검찰청은 2021년 2월 양로원에서 생활하던 푸르히너를 살인 조력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범행 당시 그가 미성년자였던 터라, 재판은 소년법원에서 진행됐다. 1심 재판부는 2022년 12월 “푸르히너가 근무한 기간 동안 수용소 수감자 1만505명이 가스실 등에서 잔인하게 살해됐다. 그는 학살이 자행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서류 작업 등을 통해 이를 사실상 지원했다”며, 그에게 징역 2년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변호인 쪽은 즉각 항소했다. 독일 연방대법원은 2024년 8월20일 1심 재판부의 판결을 확정했다. 푸르히너는 99살이다. 앞서 독일 북부 노이루핀 지방법원은 2022년 6월 나치 강제수용소 경비병으로 근무했던 101살 요제프 슐츠에게 살인 조력 등의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한 바 있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2024년 8월16일 한국방송(KBS)에 출연해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중일마)이라고 말해 논란이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2015년 8월 “사과가 일본 미래 세대의 숙명이 돼선 안 된다”고 했다.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는 2023년 5월 과거사에 대한 사과 없이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고 말했다. 두 정치인의 발언은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는 게 ‘일본의 마음’임을 일깨워준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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