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이스라엘 의회, ‘팔레스타인만 교수형’ 법안 통과

등록 2026-04-02 20:57 수정 2026-04-03 08:19
극우파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이 2026년 3월30일 의회(크네세트) 의사당에서 샴페인 병을 들어 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REUTERS

극우파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이 2026년 3월30일 의회(크네세트) 의사당에서 샴페인 병을 들어 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REUTERS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가 2026년 3월30일 ‘문제적’ 법안을 찬성 62 대 반대 48로 통과시켰다. 법안 통과를 주도한 극우파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의사당에서 샴페인 병을 손에 들고 환호작약했다. 국제 인권단체는 물론 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의 외교당국도 일제히 ‘인종차별’이자 ‘인권유린’이라고 비판했다. 무슨 내용일까?

“이스라엘이란 국가의 존재를 부정할 의도로 살인하면 누구든 교수형에 처한다. 사형은 판결 뒤 90일 안에 집행해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재판부가 판단한 때는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와 판결 내용을 다투는 절차, 가족의 면회 등은 제한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존재를 ‘부정’한다는 건 무슨 말일까? 유대인에겐 이 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로지 유대인을 숨지게 한 팔레스타인 주민에게만 적용된다는 뜻이다. 기존 이스라엘 사법체제에서 사형을 선고하려면 재판부 전원이 동의해야 한다. 통과된 법은 재판부 절반의 동의만으로 사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니 무기징역으로 감형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은 공염불이다. 변호인의 조력과 항소 절차, 가족의 면회를 제한하는 건 반인도적이다. 애덤 쿠글 휴먼라이츠워치 중동담당 부국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사형선고 의무화를 ‘안보’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실은 차별에 기반한 인종 분리일 뿐이다. 항소 절차를 제한하고, 판결 90일 안에 교수형을 집행하도록 한 것은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더 빠르고 손쉽게 처형하기 위해서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908일째를 맞은 2026년 4월1일까지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7만2289명이 숨지고 17만204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뉴스 큐레이터: 이 주의 놓치지 않아야 할 뉴스를 한겨레21 기자가 선별합니다.

한겨레 저널리즘
응원으로 지켜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