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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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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를 살릴까, 보행자를 살릴까?

등록 2015-11-12 17:29 수정 2020-05-03 04:28
Q1 운전자를 살릴까, 보행자를 살릴까?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10월22일 자율주행 자동차가 대중화되기에 앞서 해결해야 할 윤리적 딜레마를 조명했습니다. 바로 인명 피해를 피할 수 없는 극단적 상황에서 과연 어느 쪽이 희생되도록 알고리즘을 짜야 할지의 문제입니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운행하는 당신이 어느 날 거리를 무단 횡단하는 군중 10명과 맞닥뜨렸다고 가정합시다. 너무 급작스러운 상황이라 제시간에 제동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10명 혹은 운전자 가운데 한쪽만 살릴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자율주행 알고리즘은 어떻게 짜여야 할까요? 군중을 살리는 알고리즘이라면 이 차를 선뜻 구매할 사람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반면 차주를 살리는 알고리즘을 택하면 그 제조사와 차주에 대한 공리주의자들의 비판이 거세게 제기될 수도 있습니다. 옳고 그름을 가르기 쉽지 않지만 분명한 건 이 문제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토론이 지금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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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동성 커플은 불임 치료비 받을 수 있을까?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레즈비언 동성 커플이 불임 치료를 지원하는 의료보험에 가입했지만, ‘남자와 성관계를 가진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이 부부가 가입한 의료보험 약관은 불임을 “피임하지 않고 12개월간 이성과 성관계를 할 것”을 조건으로 걸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부는 의료보험 약관이 여성 동성애자들이 이성과 성관계를 통해 임신할 수 있음에도 임신하지 않기로 ‘선택했다’고 사실을 왜곡하는, 동성 부부에 대한 차별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 부부는 12번째 인공수정이 실패한 뒤 불임 치료 비용 2만2천달러를 청구했지만 이 약관을 이유로 의료보험 지원이 거절됐습니다. 이후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고서야 13번째 인공수정 비용을 지원받게 됐고 임신에 성공했습니다. “우리가 겪은 어려움을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른 이들은 겪지 않아도 되는 그날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Q3 베이컨이 담배만큼 나쁠까?

세계보건기구(WHO)는 가공육과 베이컨이 결장암을 유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몇몇 언론들은 “베이컨과 핫도그는 담배만큼 나쁘다”라고 썼습니다. 는 이에 대해 WHO가 식품의 발암 위험을 정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WHO는 그 식품이 가진 실제 위험이 아니라, 연구 결과의 확실성에 기반해 목록을 만듭니다. 이 때문에 절임 채소, 휴대전화, 튀김, 미용실 근무 환경 등도 발암물질 목록에 올라 있습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폐암에 걸릴 확률은 담배를 안 피우는 사람보다 25배(2500%) 높습니다. 반면 하루에 베이컨을 두 줄씩 먹는 사람이 평생 결장암에 걸릴 확률(6%)은 베이컨을 먹지 않는 사람의 경우(5%)보다 1%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물론 고기를 줄이고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은 건강한 식습관입니다. 그러나 베이컨을 담배만큼 해로운 발암물질로 규정하는 건 지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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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토론을 가능하게 하는 인지능력은 뭘까?

우리는 자신의 의견에는 관대하고 남의 의견에는 비판적입니다. 이 사실이 실험으로 증명됐습니다. 10월21일 는 인지과학자들의 실험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선택적 나태’란 자신의 의견보다 남의 의견을 더 깐깐하게 따지는 인간의 특성을 의미하는데, 실험 참가자들은 남의 의견이라고 포장된 자신의 의견이 틀렸다고 기각했습니다. ‘선택적 나태’가 인간의 추론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즉 토론을 할 때 상대방의 반론을 허용하며, 상대방의 의견에 반론을 제기해 대화를 이어가고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는 것이 선택적 나태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한편, 해당 실험을 했을 때 참가자의 절반가량은 자신이 낸 의견이 다른 사람의 의견인 것처럼 포장돼 자신에게 주어졌다는 사실을 알아챘습니다. 눈치를 챈 사람들이 더 똑똑했거나, 눈치를 못 챈 사람들이 실험에 건성으로 임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http://newspeppermi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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