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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교과서 논란, 노예가 아니라 일꾼?

등록 2015-10-28 18:08 수정 2020-05-03 04:28
Q1 미국도 교과서 논란, 노예가 아니라 일꾼?

지난 10월5일 는 미국 텍사스주에서 불거진 교과서 논란을 소개했습니다. 텍사스주의 한 고등학교 세계지리 교과서에 실린 “1500년대에서 1800년대 사이 대서양 노예무역으로 인해 수백만 명의 일꾼들(workers)이 아프리카에서 미국 남부로 건너와 플랜테이션 농장에서 일하게 되었다”는 문장이 문제의 발단이었습니다. 학부모 딘 버렌은 노예를 ‘일꾼’이라 서술하고 노예무역을 자발적 ‘이민’인 것처럼 묘사한 것은 “승자의 입장에서 원하는 대로 적은 역사”라고 비판했습니다. 교과서를 쓴 출판사는 해당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고 이를 수정하겠다고 밝혔지만, 다음 개정까지 길게는 10년이 걸릴 수도 있는 일이라 출판사를 향한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딘 버렌은 교과서에 기술하는 역사적 사실은 이념적 좌우의 문제가 아니라며 모두가 알고 있는 노예제의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Roni Dean-Burren

Roni Dean-Burren

Q2 프랑스 교과서에서 ‘아프리카’는 왜 사라졌나?

프랑스의 역사학자 장피에르 크레티앵과 파리1대학의 피에르 부알리 교수는 에 기고한 글에서 최근 5학년(한국의 중학교 1학년) 역사 교과서에서 8~16세기 아프리카 문명에 대한 내용이 소리소문도 없이 사라졌다고 비판하며 이는 단순한 착오가 아니라 프랑스의 역사를 미화하려는 “국가적 소설”(roman national)을 향한 시도로 보인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와 같은 반계몽주의가 위험한 것은 아프리카의 과거 역사를 모르고서는 노예무역이나 프랑스의 식민 역사 등 근현대사에서 프랑스와 아프리카 대륙이 맺은 관계를 이해하는 게 대단히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국가는 기본적으로 어떤 문명이 더 우월했거나 위대하다는 사실을 가르치고 싶어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자들은 여전히 남아 있는 인종주의나 선입관에 경도되지 않은 균형 잡힌 시야를 갖춘 시민을 길러내기 위해 반쪽짜리 역사, 망각의 역사를 배척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Q3 약물주사는 깔끔한 사형?

미국에서 약물주사형은 최근 수십 년간 깔끔하고 확실하다는 이유로 전기의자형·교수형 등 잔인한 살인 방식을 대체하며 확산됐습니다. 하지만 는 잦은 사고와 약물 확보의 어려움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약물주사형이 오히려 사형제도의 맹점을 부각시켰다고 꼬집었습니다. 특히 유럽연합(EU)이 사형 집행에 사용되는 약물 수출을 금지하고 제약회사들도 그러한 움직임에 동참하면서,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 주 정부들이 필요한 약물을 제때 확보하지 못해 이웃 주에서 약물을 급히 조달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약물 부족 혹은 보관 실수로 사형 집행이 연기되는 것도 미국 헌법이 금지한 “잔인하고 비정상적인 형벌”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배심원단조차 가능한 한 사형 의견을 내지 않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인간의 목숨을 인위적으로 빼앗는 “깔끔한”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는 일갈했습니다.

Q4 여성이 정치인에게 돈을 낼 때는?

투표하는 유권자 수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지만, 정치자금을 후원하는 여성은 남성보다 적습니다. 가 정치 후원금을 추적하는 스타트업 ‘크라우드팩’(Crowdpac)의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200달러 이상 후원금을 낸 사람 가운데 여자는 24%에 불과했습니다. 공감이나 이타심 때문에 하는 다른 많은 기부의 경우 남성보다 여성이 더 활발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정치 후원금은 자기 이익을 위해 기부하는 남성이 많다는 분석이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미국 현역 의원 가운데 후원금의 절반 이상을 여성 유권자로부터 받은 의원은 모두 민주당 소속 여성 의원이었습니다. 대선 후보들 가운데도 힐러리 클린턴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은 후원금을 받았습니다. 공화당의 여성 후보인 칼리 피오리나도 다른 공화당 대선 후보에 비하면 여성들로부터 받은 후원금이 많았지만, 그 비율은 3분의 1 정도로 힐러리 클린턴에게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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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peppermi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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