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이 그들은 하늘에 있습니다. 새들도 오래 머물지 않는 곳입니다. 하얀 눈이 쌓였다 녹았습니다. 여린 연두는 억센 초록이됐습니다. 피하고 싶었던 더위와 장마도 찾아왔습니다. 272일과 160일(7월15일 기준)째입니다. 송전철탑과 성당종탑의 위태로운 둥지는 늘 있었던 풍경처럼 보입니다. 별일 없는 일상입니다. 무감각해지고 익숙해졌습니다. 100일 전처럼, 한 달 전처럼, 어제처럼, 오늘처럼, 내일도 역시, 우리와 그들은, 그렇게 살아가겠지, 생각합니다. 우리는 정말 아무 일 없다는 듯 살고 있습니다.
기억하시나요. 혹시 잊으셨는지요. 하늘은 원래 그들의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올려다보는 우리에게 하늘은 ‘동경의 저편’이지만, 살고 있는 그들에게 하늘은 ‘날마다 전쟁터’입니다. 고립과 절망의 허공입니다. 자본은 빈틈없이 완고합니다.
이 창간합니다. 은 ‘폐간을 고대하며’ 만드는 내 ‘주간 신문’입니다. 은 하늘 노동자들의 ‘성공적 착륙’을 목적으로 발행됩니다. 하늘 노동자들의 싸움에 동행하며 그들이 땅을 밟는 순간 자진 폐간합니다.
은 현재 농성 중인 노동자들과 ‘함께 만드는’ 신문입니다. 울산 하늘에서 불법 파견 철폐를 위해 싸우는 최병승·천의봉씨(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와 서울 혜화동 하늘에서 원직복직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싸우는 오수영·여민희씨(재능교육 해고자)를 편집위원으로 모셨습니다. 은 편집위원들과 전화와 전자우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의견을 나누며 생생한 지면을 꾸릴 계획입니다. 네 분의 농성 소식과 교섭 상황은 물론 미처 못한 하늘 이야기와 하늘에서 바라보는 땅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171일간의 송전탑 농성을 마친 뒤에도 아직 ‘땅멀미’에 시달리고 있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소식도 빠뜨리지 않겠습니다.
창간호에선 7월20일 출발하는 희망버스 탑승을 호소하며 울산 철탑의 천의봉(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사무장) 편집위원이 보내온 기고문을 싣습니다. 은 하루라도 빨리 폐간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독자들의 응원을 바랍니다. 힘을 모아 의 폐간을 앞당겨주십시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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