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민주시민인가 고객인가, 스스로 묻자”[홍세화 마지막 인터뷰]2024년 4월14일 오후 2시30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 3308호실. 비강캐뉼러(산소 공급장치)를 끼고 누운 선생의 눈은 자주 초점을 잃었다. 눈의 공막에는 황달기가 보였고, 몸을 쥐어짜서 내는 목소리는 거칠고 메말라 있었으며, 신장이 기능부전을 일으키는지 다리가 ...2024-04-20 13:23
이문영의 恨국어사전 막장보다 못한 젠장이라니막장보다 못한 젠장 [관용어] 인생의 막다른 곳까지 몰린 사람들이 찾는 일터란 뜻에서 탄광을 ‘막장’(광산 갱도의 막다른 곳)이라고 부르곤 했다. 폐광의 벼랑에 선 광부들과 주민들이 생존을 걸고 유치한 카지노는 ‘당신들의 천국’이었다. ‘막장보다 못한 젠장’은 막장 인...2013-11-01 07:46
버텨서 키운 돈 2700여억원, 증여세 800여억원이 남았다지난해 6월 서울 연희동에 사는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은 너무 궁금해 동시를 썼다. “우리 동네 사시는 29만원 할아버지, 아빠랑 듣는 라디오에서는 맨날 29만원밖에 없다고 하시면서 어떻게 그렇게 큰 집에 사세요?” 말이 없던 할아버지는 지난 9월10일 ‘그렇게 큰 집’...2013-09-15 09:42
주간 고공21 모처럼 사람 없이 맑은 하늘 ‘둘만 남은 하늘’에서 그들이 내려왔습니다. 202일 만입니다. 태풍(콩레이)의 ‘북진’이 시작되기 전이었습니다. 쌓인 눈과 잠자리를 다투고, 천둥·번개 속에서 울며 버틴 종탑(서울 종로구 혜화동성당)이었습니다. 성난 바람을 참아준 하늘이 처음으로 고마웠습니다. 이...2013-09-01 16:09
가재울을 삼킨 검은 안개드라마 같은 세상이다. 드라마가 현실을 모방하고, 현실이 드라마를 압도한다. 인과관계가 모호해야 할 현실이 기승전결로 꽉 짜인 드라마보다 극적일 때, 우리는 일상의 플롯을 잃고 분열한다.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가 사라지는 순간, 우리의 평균 감각은 균형을 잃고 비틀거린다...2013-08-28 05:46
주간 고공21 국정원 고발하고 강의 들으며 울산으로희망버스가 다시 시동을 건다. 2011년 10월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으로 향한 제5차 희망버스 이후 1년9개월 만이다. 이번 목적지는 울산 현대자동차다. 영도 하늘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있었고, 울산의 하늘엔 사내하청 노동자 최병승·천의봉씨가 있다. 두...2013-07-18 08:35
주간 고공21 하늘을 응원해주십시오, 폐간을 앞당겨주십시오변함없이 그들은 하늘에 있습니다. 새들도 오래 머물지 않는 곳입니다. 하얀 눈이 쌓였다 녹았습니다. 여린 연두는 억센 초록이됐습니다. 피하고 싶었던 더위와 장마도 찾아왔습니다. 272일과 일(7월15일 기준)째입니다. 송전철탑과 성당종탑의 위태로운 둥지는 늘 있었던 풍...2013-07-18 08:35
‘반대세’의 비밀? 국정원이 알려줄게“좌성향 세력은 반정부·반체제·반미 촛불시위를 주도하는 등 보수 우익 정권에 타격을 주어 국민들의 민심 이반을 유도한 후 반보수 대연합을 통해 좌익 정권을 수립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도 촛불시위를 통해 좌익·좌경 세력의 실체를 이해하고 이들의 위험성을...2013-06-21 01:40
안팎으로 ‘갑갑한’ CJ‘글로벌 CJ’ 원년. 올해 창사 60돌을 맞는 CJ의 포부였고 출사표였다. 잔칫집이어야 하는데 초상집 분위기다. 이재현 회장은 최근(6월3일) 그룹 임직원들에게 전자우편을 보냈다. “작은 설탕 공장에서 시작해 한국 경제의 주춧돌로 성장해온 CJ에 애정과 긍지를 영원히...2013-06-17 09:13
꽃으로 때리니 더 아프다그런 것이다. “힘이 자꾸 빠지는 흐린 봄날에는 바람이 불어와도 흔들리지 않는 작은 꽃밭 하나”(김수복 ‘꽃밭’)를 갖고 싶고, “내 숨을 가만히 느껴 들으며 꽃밭을 바라보는 일은 몸에 도망 온 별 몇을 숨겨주는 일”(장석남 ‘꽃밭을 바라보는 일’)과 같다. 꽃밭은 그...2013-05-27 07:32
하늘에 살아요, 새는 아니랍니다하늘이 지금처럼 비좁은 적은 없었다.35년 전 벽돌공장 굴뚝 꼭대기에서 ‘난장이’는 검은 쇠공을 쏘아올렸다. 쇠공이 파고드는 하늘 아래서 키 117cm, 몸무게 32kg의 아버지는 한없이 위태로웠다. 사람들은 치솟는 쇠공을 바라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난장이의 아들과 딸...2013-05-13 08:28
짜잔, 삼성지주회사 출현?늘 삼성이다. 관심의 정점엔 늘 삼성이 있다. 기업 지배구조를 흔들 법제화 논의 때마다 최대 관심사는 언제나 삼성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월24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지주회사 전환 촉진을 위한 금융자회사 규제 개편 방안’을 보고했다. 뼈대는 ‘비금융 일반지주회사의 금...2013-05-06 10:05
극우의 길 위에서 만나다‘극단의 신념’과 ‘극단의 혐오’는 한통속이다. 신념이 ‘성’을 참칭하고 혐오가 ‘속’을 자칭해도 ‘성속’은 하나의 몸에서 자라난 두 개의 얼굴이다. 민주통합당 김한길·최원식 의원을 굴복시켜 차별금지법안을 철회시키는 데 기독교와 일베(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2013-05-06 09:59
나의 사랑 나의 병원경상남도의 ‘진주의료원 해산 시도’를 놓고 전국이 들끓고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적자 병원을 없애겠다며 ‘상승’과 ‘추락’ 사이에서 한판 도박을 감행 중이다. ‘강성노조’ 여론몰이를 하던 그가 뜻밖의 역효과에 직면했다. 그의 ‘불도저식 밀어붙이기’가 대중을 휩싸고 있...2013-04-27 14:06
살아숨쉬는 ‘학도호국단 학칙’시간이 흘러도 결박은 풀리지 않았다. ‘유신 학칙’이 꽁꽁 묶어버린 ‘대학생 정치활동의 자유’는 정권이 8차례 바뀌어도 여전히 밧줄 속에 갇혀 있다. 2007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침해 학칙 전면 개정 또는 삭제 권고’도 대상 대학 74%가 무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04-20 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