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릴 보러 와요, 희망버스 타고 와요고공농성자들로 빈틈없이 붐비는 하늘 아래로 9월12일 다시 희망버스가 달린다. 거제도 대우조선해양(사내하청 해고노동자 강병재)과 부산시청 앞(생탁·택시 노동자 송복남·심정보),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건물(최정명·한규협)에 고공이 솟은 지 각각 157일째와 150일째, 9...2015-09-08 16:43
광고업체 사장 “죽어서 내려오라고 해요”하늘에 닿아야 할 밥이 땅에서 폐허처럼 뿌려졌다. “밥 가지고 이러시면 안 되잖아요.”“절대 (음식) 못 올려요. 내려와서 먹으라고 해요.”“사장님도 가족이 있잖아요. 밥은 먹게 해주세요.”“정몽구 집 앞에 가서 (농성)하든지 기아자동차 굴뚝에 올라가서 죽어요. 왜 여...2015-08-18 16:27
아빠가 하늘에 새털처럼 걸려 있다*2013년 7월 은 잡지 내 특별 섹션으로 을 ‘창간’했습니다. ‘하늘 노동자들의 무사 착륙을 지원하며 땅을 밟는 순간 자진 폐간하는 고공농성 전문지’를 표방했습니다. 노동자들이 하늘에 오르고 내릴 때마다 은 ‘폐간’과 ‘복간’을 거듭했습니다. 차광호 스타케미칼 해고...2015-07-29 14:23
“408일이 누군가에게 기준이 될까봐 두렵다”땅에서 그를 만났다. 땅이었다. 7월14일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대구 중구) 출입구 앞에 그가 있었다. 들고 나는 자동차와 걸음걸이 급한 행인들과 부산한 도시의 소음 속에 환자복을 입은 그가 앉아 있었다. 그의 눈길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익숙한 곳으로 귀환했다기보다 낯...2015-07-24 13:56
땅의 감촉을 잃은 지 400일한 남자가 45m만큼 먼저 비를 맞았다. 가뭄이 태웠던 구미국가산업단지(경북 칠곡군 석적읍)가 6월30일 늦은 장맛비에 젖었다. 차광호(스타케미칼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대표)의 굴뚝이 검은 구름 안에 갇혔다. 건너편 공장에서 하얀 매연이 솟아 산을 휘감은 운무와 섞여 경...2015-07-07 16:05
여전히 굴뚝 아직도 굴뚝그의 굴뚝 위에서 지구가 공전을 완성했다. 연두가 초록이 됐고, 뙤약볕은 태풍을 동반했으며, 낙엽은 눈에 묻혔다. 연두가 다시 솟아 초록으로 우거지고, 뙤약볕과 태풍은 다시 근육을 키우는데, 그는 아무 일 없이 하늘에 매달려 있다. 100일이 되고 200일이 넘고 30...2015-05-27 12:09
모른다, 모른 척한다땅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하늘에 올랐으나 하늘에 오른 사실 자체가 알려지지 않을 때 하늘의 기울기는 더욱 가팔라진다. 강병재 대우조선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하노위) 의장의 60여m 타워크레인 고공농성(경남 거제도 옥포조선소 N안벽 앞)이 16일째(4월24일 기준)를 ...2015-04-29 18:37
스트레칭에도 광고탑 흔들, 이것이 고공의 일상08시▶ 땅이 버린 자들은 하늘에서 기상한다. 광고탑(서울 중구 소공로 서울중앙우체국 앞) 안엔 3개층이 있다. 강세웅(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과 장연의(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는 지붕으로 통하는 3층에서 자고 먹는다. 1.5m는 나란히 누울 수 있는 폭이...2015-04-23 14:29
우리처럼, 벼랑 끝에서바다 푸른 섬에서도 고공이 솟았다. 4월9일. 거제도의 조선소에서 해고노동자가 하늘로 올랐다. 강병재 대우조선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하노위) 의장. 그의 두 번째 하늘이다. 4년 만이다. 2011년 3월부터 6월까지 그는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송전탑 농성을 벌였다. ...2015-04-18 17:49
‘굴뚝콩’이 삶의 뿌리를 내리도록4월1일이 지났습니다. 오지 않길 바랐던 날입니다. 이날로 경북 구미 스타케미칼 굴뚝의 차광호(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대표)는 김진숙(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최장기 고공농성 기록(309일)을 넘어섰습니다. 이제 그의 굴뚝은 날마다 새 기록을 쓰게 됩니다. 잔인하고 ...2015-04-09 10:28
“신임 사장 믿고 내려왔다”하늘에서와 달리 땅에서의 목소리는 많이 가라앉아 있었다. 101일간의 고통과 피로가 목소리에 한꺼번에 얹힌 듯했다. 70m 굴뚝에서 ‘착륙’(3월23일)한 다음날 밤 이창근(전 쌍용자동차지부 정책기획실장)은 병원에서 전화를 받았다. 그는 하늘에서 내려서며 “땅을 밟으...2015-04-04 18:00
굴뚝 올랐던 봄이 다시 왔다세계 최장기 고공농성. 이처럼 찬란한 계절에 이토록 잔인한 기록이 쓰이고 있다. 4월1일(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309일 최장기 굴뚝농성 기록 경신일)이 온다. 달이 차듯 차광호(스타케미칼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대표)의 ‘310일’이 찬다. 달은 가득 차는 ...2015-04-02 12:02
“이 정도면 괜찮다”둘이 오른 굴뚝에서 홀로 100일을 맞았다.70m 하늘에서 이창근(전 쌍용자동차지부 정책기획실장)은 “괜찮다”고 했다. “몸은 나쁘지 않다. 잘 관리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정욱 사무국장이 내려간 뒤) 외롭거나 심심하지도 않다. 하루 종일 전화 통화하느라 대화 상대...2015-03-28 15:51
열흘이면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 기록300번째 고공의 해가 떴다. 추락을 두려워하며 견딘 하루가 300번, 가위에 눌려 밤을 지새운 한 달이 10번, 시간의 속도를 일깨우는 계절의 전환이 4번, 손가락 꼽으며 의미 부여하는 100일이 3번, 득실 정산이 불가능한 회계 분기가 2.5번…. 그 숫자들이 4...2015-03-28 15:49
“싸움 상대는 마음… 일부러 날짜도 안 세”9년 만의 ‘3월 한파주의보’. 얼굴을 찢어대는 면도날 추위. 바람이 얼려버려 서걱대는 근육. 침낭 말아 돌바닥 기는 누에고치 노동자들. 강풍에 요동치는 20m 광고탑의 두 남자. 땅의 동료들 어깨에 쌓아올린 33일째 고공의 삶. 사람으로 살고 싶어 사람이 살 수 없는...2015-03-17 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