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하늘에 올랐으나 하늘에 오른 사실 자체가 알려지지 않을 때 하늘의 기울기는 더욱 가팔라진다. 강병재 대우조선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하노위) 의장의 60여m 타워크레인 고공농성(경남 거제도 옥포조선소 N안벽 앞)이 16일째(4월24일 기준)를 넘어섰다. 그는 2011년 3월부터 88일간 송전탑 농성을 벌인 뒤 복직 약속(2009년 하노위 결성으로 해고)을 받고 내려왔다. 4년이 지나도 약속 이행이 안 돼 다시 하늘에 매달렸으나(4월9일) 그는 “거제 시민들조차 사실을 몰라 답답하다”고 했다.
강병재 대우조선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 의장은 4년 전의 복직 약속이 이행되지 않자 2번째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그가 2011년 88일 송전탑 농성을 벌일 때의 모습. 정택용 제공
농성 사실과 요구 사항을 알리는 플래카드 하나 제대로 달지 못했다. 하노위 조직이 약한데다 정규직 노조의 지원도 원활하지 않다. 그는 하늘에서 직접 글을 써 페이스북이나 문자로 전한다. 그 외엔 할 사람이 없다. 그의 복직을 확약했던 협력사협회 대표는 직을 내려두고 회사를 접었다. 후임인 신용순 대표는 에 “내가 한 약속이 아니”라고 했다. “협의회는 친목단체다. 약속 이행 의무가 없다. 정규직 노조가 교섭을 요구해오지도 않았다.”
4월20일 바닷바람이 비를 동반해 불었다. 붐대(좌우로 움직이며 물건을 들어올리는 크레인의 가로축) 옆으로 바람이 칠 때마다 크레인이 흔들렸다. 천막을 칠 수 없었던 송전탑 농성 땐 바람과 비를 온전히 맞았다. 크레인엔 조종석이 있어 날바람에 노출되진 않는다. 그래도 지금이 더 위태롭다. 사람들은 그의 농성을 모르고, 원·하청은 그의 농성을 모른 척한다.
서울중앙우체국(서울 중구 소공로) 광고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여온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 강세웅·장연의씨가 4월26일 오후 착륙했다. 오랜 난항을 겪은 교섭이 마무리되며 광고탑 농성 80일째에 하늘 생활을 마감했다. 경북 구미 스타케미칼의 차광호(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대표)는 333일째(4월24일 기준) 하늘에 있다. 그의 고공농성은 ‘지구 공전의 완성’을 바라보고 있다. 무참한 시간이 무심히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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