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코레일의 이상한 관급공사에 볼모 잡힌 안전

등록 2026-10-16 08:48수정 2026-10-20 15:08
선로 점검 현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선로 점검 현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최근 기차를 타본 적 있으신가요? 서울에 사는 저는 크게 두 가지 이유로 조금 다른 기차를 탑니다. 우선 출퇴근을 해야 하기에 매일같이 지하철을 탑니다. 그리고 남쪽 끝 고향에 갈 때 케이티엑스(KTX)를 탑니다.

지하철은 자주 달리고 서기를 반복합니다. 케이티엑스를 포함한 고속열차나 광역·일반열차는 빠른 속도로 달립니다. 하루에도 수십만, 수백만 명의 시민이 철도를 이용합니다. 정기적인 차량 점검은 필수겠죠. 지하철은 최소 5일에 한 번 이상 점검한다고 합니다. 케이티엑스도 그 못지않을 겁니다.

열차 선로나 역사 내 시설물도 당연히 점검해야 합니다. 선로 무단 침입을 막는 방호 울타리, 터널 안 안전난간, 승강기 등에 붙은 ‘공사중’ ‘설치중’이란 표지판을 본 적이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혹시 그 표지판을 보며 ‘저 공사는 누가 할까’ 궁금해한 적 있으신가요? 저는 없습니다. 없다기보다 궁금해할 이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이름표가 붙은 공사니까, 당연히 엄격한 자격을 갖춘 회사가 책임지고 시공하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겨레21의 취재 결과는 우리의 믿음도 상식도 벗어났습니다. 기차역 승강장 보수 작업을 입찰에서 떨어진 건설사 대표가 낙찰업체의 현장소장(현장대리인)으로 ‘변신’해 진두지휘하고 있었습니다. 그 비결에 이르러서야 자주 듣던 단어들이 등장합니다. 재직증명서를 ‘꾸며’ 서류상 낙찰업체 직원으로 ‘위장’하고, 공사대금 일부를 ‘수수료’로 넘기는 식이었습니다. 이처럼 수수료나 영업비 명목으로 돈이 빠져나가면, 실제 공사에 투입되는 예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면허조차 없는 무자격 업체가 수해복구 공사를 맡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이용하는 기차역 승강장과 터널의 안전이 이들 손에 맡겨져 있었습니다. 그동안 발주처이자 공공기관인 코레일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표지이야기에서 ‘이상한 관급공사’의 그늘을 들춰봅니다.

박현철 편집장 fkcool@hani.co.kr

<표지 이야기>

https://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0057.html

https://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0050.html

한겨레 저널리즘을
응원으로 지켜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