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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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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이라는 목표를 향해

등록 2026-10-09 09:46수정 2026-10-13 10:46


제 기자 이력에서 가장 오랜 시간 머물렀던 곳은 한겨레 사옥을 제외하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서울고등법원(두 법원은 같은 청사를 씁니다) 기자실입니다. 2년6개월을 있었습니다. 서슬 퍼런 이명박 정부 초기였습니다. 법치주의를 ‘법으로 시민을 억압하는 도구’쯤으로 착각한 당시 정부는 엠비시(MBC)도 와이티엔(YTN)도 장악하려 들었습니다. 검찰이 정부의 방송 장악에 반대하는 YTN 기자들의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법원 기자들이 뭉쳐 “기자를 상대로 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비판한다”는 성명을 써서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야만스러운 소식을 전하느라 바쁜 기자실에도 낭만은 있었습니다.

그 시절 기자실 동료들에게 한겨레21을 열심히 팔았던(정기구독 신청을 받았던) 기억이 났습니다. 30명 안팎이었는데 10부 넘게 팔았습니다. 웬만해선 경쟁사에 좋은 일 하지 않는 기자들을 상대로 꽤 짭짤한 이문을 남긴 셈입니다. 그때 한 기자가 제게 물었습니다. ‘왜 신문이 아닌 주간지를 판촉하냐’고. 제 답은 이랬던 것 같습니다. “이 가격에 이 정도 내용이면 들고 다닐 만하지 않냐”고.

신문이 돈 아까운 상품이란 뜻은 아닙니다. 기자실엔 늘 각 신문사의 일간지가 진열돼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아주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저는 그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일간지보다 훨씬 더 숨 가쁘게 뉴스를 전하는 곳에서 보냈습니다. 구성원이 되어 펼쳐본 한겨레21은 여전히 읽을 만하고 들고 다닐 만합니다. 한겨레21만의 호흡과 시선으로 보도해야 할 뉴스가 여전히 많다는 뜻이기도 해 마냥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최선은 뭔가를 터뜨리거나 선도하는 게 아니라 그것을 설득력 있고 완성도 높게 보여주는 것” “(더할 수 없이 높은) 선이 아니라 최선을 목표로 삼으면, 진지하게 자기를 되돌아보게 될 것”. 오래전 한 동료가 언론학자 박재영 고려대 교수가 공저자로 참여한 책 ‘한국 언론의 품격’에서 봤다며 전해준 문장입니다. 직업인 기자에게 하는 말이겠지만 한 인간으로서도 곱씹을 만한 대목입니다. 저도 한겨레21도 늘 스스로 돌아보며 ‘최선’을 목표로 삼겠습니다.

 

박현철 편집장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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