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불교조계종, 천주교 서울대교구, 원불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4대 종교계가 2025년 12월26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쿠팡을 규탄하고 있다. 한겨레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이게 보상안이냐? 프로모션이지!”
쿠팡이 3370만 명이라는 역대급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나서야 보상안을 내놓았으나 여론은 싸늘하다. 쿠팡 쪽은 보상안이 총 1조6850억원 규모라고 밝혔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탈퇴한 회원들의 재가입과 추가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025년 12월29일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은 1명당 5만원 쿠폰(구매 이용권) 지급이 핵심이다. 하지만 이 쿠폰은 단일 쿠폰이 아니라 로켓배송·로켓직구 등 이용권 5천원, 쿠팡이츠 이용권 5천원, 쿠팡트래블(여행상품) 이용권 2만원, 알럭스(럭셔리 뷰티) 이용권 2만원 등 네 가지로 쪼개진다. 즉, 알럭스 이용권 2만원을 쿠팡이츠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구조다. 또한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로켓배송과 쿠팡이츠에는 5천원씩 배정하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고 상품 가격대가 높은 쿠팡트래블과 알럭스에는 2만원씩을 배정했다. 여행상품이나 화장품 2만원짜리 쿠폰을 쓰기 위해서는 수만~수십만원을 추가로 소비해야 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심지어 이 상품권 4종을 사용하려면 쿠팡을 탈퇴한 회원은 재가입해야만 한다. 이런 꼼수에 누리꾼들은 “자사 서비스 이용을 확대하려는 미끼상품” “탈팡족 재가입을 유도하는 마케팅” “보상안 발표 뒤 집단소송 결심했다” 등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쿠팡은 이 보상안을 발표하며 상담사들에게 “보상이라는 말을 쓰지 말고 구매 이용권이라고 안내하라”는 지시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앞선 12월28일 김범석 쿠팡아이엔씨(Inc) 이사회 의장이 뒤늦은 사과문만 내놓고 국회 청문회 출석은 또다시 거부한 데 이어 이번 보상안까지 논란을 빚으면서 ‘미국 기업 쿠팡이 돈은 한국에서 벌어가면서 한국 소비자를 무시한다’는 여론이 계속 들끓고 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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