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대 ‘키스방’ 성매매 알선 사이트인 ‘○○타임’이 2025년 6월 폐쇄되자, 이와 유사한 이름과 주소의 성매매 알선 사이트가 등장했다. 곧바로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이 사이트도 폐쇄됐다. 화이트해커 최준영(가명) 제공
15년 동안 운영됐던 국내 최대 ‘키스방’ 성매매 알선 사이트 ‘○○타임’이 2025년 6월 폐쇄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운영자를 특정해 성매매 알선 증거를 제시하며 압박하자 문을 닫은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21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북부경찰청은 2025년 5월께 성매매 알선 혐의를 받는 키스방 성매매 알선 사이트 ‘○○타임’ 운영자 ㄱ씨를 불러 조사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2024년 9월께 경기 일산동부경찰서에서 이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타임’은 2010년부터 운영된 최장수, 최대 키스방 성매매 알선 사이트다. 성구매자가 이 사이트에서 키스방 업소 광고를 찾아보고 전화나 메시지로 키스방 성매매를 예약한다. 일종의 성매매 포털사이트 같은 기능을 한 것이다. 아울러 성구매자가 성구매 후기를 게시판에 공유하는 커뮤니티 구실도 했다. 전국 키스방 200여 곳이 이 사이트에 광고했고, 업소당 광고료는 평균 월 5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이트는 이런 수법으로 매달 1억원, 연간 약 12억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타임’에 대한 수사는 한 시민의 고발로 시작됐다. 화이트해커(전산망의 취약점을 찾아내 보안을 강화하는 윤리적 해커) 최준영(가명)씨가 2024년 6월 경기 일산동부경찰서에 ‘○○타임’ 등과 같은 성매매 알선 사이트들을 성매매 알선 혐의로 고발했다. 최씨는 도메인 정보를 통해 운영자 ㄱ씨의 주소와 연락처, 이름 등을 파악해 경찰에 넘겼다. 한겨레21이 2024년 9월 키스방 등 성매매 알선 사이트와 ‘키스방 알리미’ 등을 고발하는 ‘불법 성산업의 공범들’ 기획 기사를 보도(제1528호 참조)한 뒤, 이 사건은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이송돼 다른 성매매 알선 사이트 사건과 병합됐다.
운영자 ㄱ씨는 2025년 5월 경찰 조사에서 ‘○○타임’이 “불법 사이트가 아니다”라고 잡아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경찰은 과거 성매매 알선 혐의로 입건해 처벌받은 키스방 업소들이 ‘○○타임’에 광고했거나 현재도 광고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ㄱ씨를 추궁했다. 결국 ㄱ씨는 6월24일 ‘○○타임’을 자진해서 폐쇄했다.
‘○○타임’이 폐쇄된 뒤 이름과 주소가 유사한 ‘○○타임.스토어’라는 새로운 사이트가 등장하기도 했다. ‘○○타임’에 게시됐던 모든 키스방 업소 광고와 게시판 게시물을 그대로 가져온 복제 사이트였다. 그러자 화이트해커 최씨는 이 복제 사이트의 도메인 정보를 찾아보고 운영자 ㄴ씨의 주소와 휴대전화 번호까지 확인한 뒤 이러한 내용을 경찰에 다시 한번 제공했다. 경찰은 즉시 ㄴ씨도 불러서 조사했고, 복제 사이트 역시 곧 폐쇄됐다.
‘○○타임’이 폐쇄됐지만, 키스방 성매매 알선은 이어진다. 대부분의 키스방 업소들이 현재 운영되고 있는 ‘○○인포’, ‘ㅅ○’ 등 다른 성매매 알선 사이트들로 옮겨 성매매 광고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의 추가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애초 ‘○○타임’ 폐쇄 시도는 1년 전부터 있었다. 화이트해커 최씨는 2024년 4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타임’이 성매매 업소인 키스방을 광고한다며 접속 차단을 요청했지만, 방심위는 같은 해 10월 요청을 거절하는 ‘해당 없음’ 통보를 했다. “성행위 및 유사성행위가 이루어지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발견되지 않으며, 대부분의 업소 소개 정보에서 해당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후기 게시판에 수많은 키스방 성매매 경험이 올라오고 성매매를 암시하는 광고물이 올라왔음에도 방심위가 이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씨가 유명 성매매 알선 사이트 ‘ㅅ○’에 성매매 광고를 한 업소 543곳(2024년 4월 말 기준)을 분석한 결과, 키스방은 17%(90곳)를 차지해 마사지(20%·109곳) 다음으로 많은 성매매 형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으로 키스방을 광고한다는 점만으로는 키스방 알선 사이트를 단속하거나 ㄱ씨와 ㄴ씨 같은 키스방 알선 사이트 운영자를 처벌하기는 쉽지 않다. 대법원 판례상 키스방이라는 업종 자체가 성매매 업소로 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성매매 알선 혐의가 확인돼 처벌받은 업소를 광고하고 있다면 해당 사이트도 성매매 알선·광고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경기북부경찰청 관계자는 “ㄱ씨가 ‘○○타임’을 운영하면서 광고했던 키스방 업소들과 성매매알선죄로 처벌받은 업소들을 대조하며 ㄱ씨의 성매매 알선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타임’ 같은 성매매 알선 사이트에 기생한 신종 범죄 서비스인 ‘키스방 알리미’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2023년 11월 성매매 업소를 모니터링하는 서울시립 다시함께상담센터가 대표적인 키스방 알리미 ‘노○’을 경찰에 성매매 알선·광고 혐의로 고발했다. 키스방 알리미는 성매매 알선 사이트에 올라오는 성매매 여성들의 출근 정보를 크롤링(데이터 끌어모으기)해서 성구매자들에게 개별로 전송하는 성매매 알선·광고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노○’은 현재 운영되지 않는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이 사건도 서울 종암경찰서에서 넘겨받아 ‘노○’의 운영자 조아무개(40)씨를 추적하고 있다. 조씨는 다른 범죄로도 수배받았지만 현재 도피 중이다.
성매매 알선 사이트가 최근 도박으로까지 손을 뻗치는 정황도 포착됐다. 화이트해커 최씨는 성매매 후기를 공유하는 국내 최대 성매매 커뮤니티 ‘달○○○'이 최근 사이트 내에서 포인트를 이용하는 바카라 등 도박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성매매 후기 등 포인트를 얻고, 포인트를 걸고 포인트를 따내는 방식으로 도박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 포인트는 성매매 할인권 등으로 바꿀 수 있어 현금 성격을 띤다. 화이트해커 최씨는 ‘달○○○'에 대해서도 성매매·불법도박 혐의로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달○○○'은 이미 여러 차례 성매매 알선·광고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지만, 모두 무혐의로 수사 종결됐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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