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생필품 4개 묶음 1천원…화·수·목은 ‘천원매점’ 가는 날

가평대·평택대에 전국 최초 문 열어 학생들 호응…경기도 사회혁신플랫폼 첫 결과물
등록 2025-10-02 20:41 수정 2025-10-07 08:34
대학생 천원매점. 경기도 제공

대학생 천원매점. 경기도 제공


 

고물가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대학생에게 선풍적 호응을 얻은 ‘천원의 아침’에 이어 ‘천원매점’이 등장했습니다. 전국 최초로 가천대와 평택대에 2025년 9월3일 천원매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천원매점은 생활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을 위해 먹거리와 생필품 등을 시중 가격보다 90% 이상 할인해 4개 한 묶음을 1천원에 파는 매점입니다.

경기도 ‘사회혁신플랫폼’ 첫 결과물

학생들의 선호도 조사를 거쳐 즉석밥·참치캔·컵라면·만두·냉동식품 등 먹거리와 샴푸·클렌징폼 등 생필품 30여 종을 구비했습니다. 가격 등을 고려해 8개로 품목을 구분하는데, 품목별로 선호하는 물품을 1개씩 골라 4개 묶음으로 구매하면 됩니다. 매점 운영은 각 대학 학생회가 맡았습니다. 가천대는 매주 화·목요일, 평택대는 화·수·목요일 운영합니다. 매점을 운영하는 날에는 개점 한두 시간 전부터 긴 대기 줄이 늘어설 정도로 인기입니다.

매점 이용은 해당 학교 학생증을 태그하는 등 인증 절차를 거쳐야 가능합니다. 재학생이 고르게 사업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루에 한 번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물품 4개 묶음이 시중가로 대략 1만원 안팎입니다. 한 주에 두 번씩 이용할 경우 한 달이면 8만원의 생활비를 아낄 수 있습니다. 천원매점에서 구매한 물품이 시중에 재판매되지 않도록 방지스티커도 부착돼 있습니다.

천원매점의 재원은 전액 기업의 기부금입니다. 엔에이치(NH)농협은행 경기본부가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경기도사회복지협의회에 지정 기부한 3억원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기부금은 2025년 말이면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도는 천원매점의 지속 운영과 함께 도내 다른 대학들로 사업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문제는 기부처 마련입니다. 도 관계자는 “기업의 이에스지(ESG, 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과 연계해 천원매점 사업에 동참할 기업을 물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천원매점은 경기도가 2025년 3월부터 운영 중인 ‘사회혁신플랫폼’의 첫 번째 결과물입니다. 사회혁신플랫폼은 기후환경 변화, 인구구조 변화, 돌봄, 지역 활성화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한 도민 참여형 정책 추진 모델입니다. 도민과 사회적경제 조직, 이에스지 협력을 희망하는 기업 등이 사회혁신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도에서 정책과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구조입니다. 첫 회의에서 고물가 시대 대학생의 식비 부담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천원매점 정책이 채택됐습니다.

2025년 9월3일 문을 연 가천대 ‘대학생 천원매점’을 방문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결제를 도와주고 있다. 경기도 제공

2025년 9월3일 문을 연 가천대 ‘대학생 천원매점’을 방문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결제를 도와주고 있다. 경기도 제공


다른 대학으로 사업 확대 방안 검토

‘천원의 아침’이 현재 전국 200여 개 대학으로 확산한 것처럼 천원매점도 전국으로 퍼져나가리라고 도는 전망합니다. 도는 이번 천원매점 시범사업의 운영 과정 문제나 기부처 확대 등에서 더욱 촘촘한 후속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수원(경기)=이정하 한겨레 기자 jungha98@hani.co.kr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