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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경기도가 축구 ‘맛집’?

이정효 감독 수원삼성 부임·시민구단도 프로 도전…‘수도권 과밀화’ 우려도
등록 2026-02-12 16:52 수정 2026-02-14 17:58
이정효 수원 삼성 신임 감독. 수원 삼성 제공

이정효 수원 삼성 신임 감독. 수원 삼성 제공


2026년 2월28일 케이(K)리그 개막을 앞두고 경기도에 축구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관심을 받는 이정효 감독이 수원 삼성에 합류한 데 이어 용인, 파주 등이 시민구단을 창단해 잇달아 리그에 뛰어들며 판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정효 감독은 수원 삼성의 새 사령탑으로 2025년 12월24일 부임했다. 수원 삼성은 물론 경기도 축구팬들에게 성탄 선물 같은 소식이었다. 2022년 시민구단 광주에프시(FC)를 2부리그 1위에 올리며 1부리그 승격을 일군 그는 넉넉지 않은 시민구단 형편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까지 진출하는 등 성과를 낸 가장 ‘핫한’ 감독이다.

이정효 효과에 시민구단도 프로 도전

경기도에 있는 다른 구단도 ‘이정효 효과’를 바라는 눈치다. 한때 국내 최고 명문으로 꼽혔던 수원 삼성은 2023년 강등된 뒤 아직 2부리그에 있다. 수원 삼성 입장에서는 아쉬운 일이지만 2부리그에서 맞상대하는 다른 경기도 구단은 시합 때 지역을 찾을 팬들로 인한 상권 활성화 등을 기대하고 있다. 수원 삼성은 기존에도 원정경기를 직접 보러 가는 팬이 많았는데, 이정효라는 화제성까지 더해져 관중이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시즌 경기도에서 축구 열풍을 예감하는 이유는 또 있다. 경기도는 최근 시민구단이 잇달아 창단 뒤 프로무대에 뛰어들고 있다. 2026 시즌에는 용인과 파주가 2부리그에 새롭게 합류한다. 기존에 1부리그 참여 구단인 안양과 부천, 2부리그 참여 구단인 김포, 수원 삼성과 수원FC, 성남, 안산, 용인, 파주, 화성 등 9개팀까지 모두 11개팀이 된다. 특히 K리그2에는 전체 17개 구단 가운데 7개가 경기도 시민구단이 될 전망이다.

이들 시민구단은 과거에 ‘세금 낭비’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역 축구팀을 응원하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FC안양은 2024년 승격 시즌 때 안방에서 열린 18차례 경기에 9만4505명이 찾아 단일 시즌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안양시는 더 많은 관중을 확보하기 위해 축구전용구장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한 가족 팬이 2025년 9월21일 열린 2025 K리그1 FC안양과 울산 현대의 경기에서 안양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고 있다. FC안양 제공

한 가족 팬이 2025년 9월21일 열린 2025 K리그1 FC안양과 울산 현대의 경기에서 안양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고 있다. FC안양 제공


연고지 옮기는 등 수도권 과밀화 지적도

이런 변화는 과거 이주민이 많았던 경기도가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에게 점점 ‘고향’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90년대 초 본격적으로 시작된 새도시 건설 때 태어난 이들이 30년이 지나면서 가정을 꾸리고 자녀와 함께 축구장을 찾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프로야구 열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스포츠 ‘직관’ 문화가 사회적으로 확산하는 점도 호재다.

다만 이런 변화를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프로스포츠는 야구를 중심으로 대전, 광주, 부산 등 수도권 밖 지역색이 강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스포츠마저 수도권 과밀화라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실제 앞서 프로농구에서는 부산에 있던 케이티(KT)가 수원으로 연고지를 옮겼고, 창원에 있는 프로야구 엔시(NC) 다이노스도 성남과 고양 등 수도권 이전설이 불거진 상태다.

 

수원=이준희 한겨레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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