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1월 부산 민주주의기록관 모습.
안녕하세요. 한겨레 신문에서 부산 지역 뉴스를 담당하는 김영동 기자입니다. 부산 중구 영주동에는 1960년 4·19혁명, 1979년 10월 부마민주항쟁, 1987년 6월 민주항쟁에 앞장섰던 시민을 기리고 민주주의의 역사와 가치를 알리는 교육장이자 문화공간인 민주공원이 있습니다. 그동안 민주공원 쪽은 5만 건이 넘는 민주화 관련 자료를 민주공원 민주항쟁기념관 2층 수장고와 3층 사료보관실에 보관했습니다. 그런데 수장고와 사료보관실은 각각 33㎡(10평) 크기에 불과했습니다.

2019년 3월 부산 민주공원 기록관 수장고 모습.
2019년 3월 가보니 말 그대로 창고였습니다. 여유 공간 없이 빼곡하게 쌓인 엄청난 양의 자료를 보고 그저 기가 질렸습니다. 2018년 남북 정상회담 때 판문점 평화의집에 걸린 대형 수묵 판화 ‘산운’의 김준권 작가 작품 10여 점도 둘 곳이 없어 상자에 담긴 모습을 보니 한숨만 나왔습니다. 부산의 민주화운동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와 작품을 내팽개친 느낌이었습니다. “광주의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수장고 4곳과 자료정리실 등을 두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비해, 부산 민주공원은 사료 보존·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사료 연구와 교육에 활용조차 못하는 실정”이라는 지적이 타당했습니다.
2020년 이런 사료와 민중예술 작품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목적의 민주공원 부속건물 ‘민주주의기록관’ 건립 예산이 드디어 확보됐습니다. 민주공원 근처 중앙공원 안의 터 3582㎡에 지하 2층~지상 3층, 연면적 2191㎡ 규모로 152억원이 투입됐죠. 보존서고, 보이는 수장고, 사료전시실, 체험교육장, 보존처리실 등이 들어섭니다.
민주주의기록관은 2024년 12월 드디어 준공됐습니다. 그런데 개관 한 달을 앞둔 2025년 5월 지하 1층 보이는 수장고, 화장실, 계단 등지에서 누수가 확인됐어요. 여기에 주차장 물고임, 항온항습기 실외기 소음 등 여러 하자도 발견돼, 결국 개관이 미뤄졌습니다.
준공 1년이 지나도 문을 열지 않자, 기자는 2026년 1월 민주주의기록관을 다시 한번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주차장 곳곳에 건축자재가 쌓여 있었습니다. 건물 여기저기 빗물이 새는 바람에 마감 작업을 끝낸 바닥 일부를 다시 뜯어내 방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1층 계단 벽면에는 물이 흘러내린 자국과 이를 페인트로 덧칠한 흔적도 보였습니다. 민중미술 작품 자료 전시와 보존 기능을 갖춘 기록관의 대표적 시설인 지하 1층 보이는 수장고에도 누수 흔적이 있더군요. 천장에서 물이 새어 흐른 자국을 정리하고 단열재를 붙인 뒤 항온항습기 등 수장고 기능을 정비하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2026년 1월 부산 민주주의기록관 모습.
개관이 늦어진 이유는 건축을 맡은 두 시공사가 건물 준공 뒤 누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겼기 때문입니다. 담당인 부산시 건설본부 쪽은 2026년 상반기에는 기록관 문을 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더군요. ‘부산시가 좀더 빨리 하자보수 문제 정리에 나섰다면’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기왕 개관이 늦어진 만큼 하자보수 공사가 ‘철저’하게 진행돼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시설을 이용했으면 합니다.
부산=글·사진 김영동 한겨레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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