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포항의 자영업자 모임 ‘쓰레더스포항’ 회원들이 자영업 전략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 쓰레더스포항 제공
“포화 상태인 자영업 시장에서 사장님들이 자기 사업의 경쟁력을 돌아보고 점검할 시간을 주자는 거예요. 지금은 대출이나 지원금 주는 방향으로만 생각하는데요. 자영업자들이 필요로 하는 조각조각의 일을 덜어주는 것도 공공의 일이라 봐요.”
자영업자의 24시간은 누구보다 바쁘다. 가게 영업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 평점 관리, 장부 계산까지…. 배달 플랫폼과 온라인쇼핑 업체의 등장으로 업주가 챙겨야 할 일은 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경북 포항의 자영업자 상생 모임 ‘쓰레더스포항’은 자영업자의 이런 시간 빈곤을 함께 해결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휴면 상태이던 모임이 재개장한 때는 2024년 10월. 약 8개월 만에 회원사는 70여 개로 늘었다. 한겨레21이 모임장인 권도형 대표(다니엘영어학원)와 이루다 대표(브랜드뮤즈)를 포항의 개인 사무실에서 만났다.
“골목식당 콘텐츠가 왜 잘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불황에 잘되는 가게는 몇 가지 특징이 있죠. 객단가(고객당 매출 단가)가 저렴하다든지, 독보적인 서비스가 있다든지. 시장 트렌드가 생각보다 빨리빨리 바뀌는데 그걸 어느 정도 따라가기만 해도 매출 차이가 크게 나거든요. 문제는 사장님들이 그걸 할 시간이 없다는 거죠.” 권 대표가 말했다.
쓰레더스포항 카카오톡 대화방엔 매일 회원들의 질문이 올라온다. ‘우리 가게 매출에 배민원(배달의민족 프리미엄 서비스) 도입이 좋은 선택일까’ ‘지금보다 메뉴를 늘리면 매출이 늘까’ 등 수익성에 관한 물음이 많다. 실무적인 조언도 구한다. ‘우리 가게 매출 규모에 세무사를 쓰는 게 나을까’ ‘매장 수도가 터졌는데 어떤 경로로 기술자를 알아봐야 할까’ 등이다. 개업한 지 수개월이 지나도록 지도 애플리케이션에 가게 등록을 못해 도움을 청하는 업주도 적지 않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 공공기관을 통해도 다 해결할 수 없는 질문들이다. 쓰레더스포항은 최근 네이버 지도 가게 등록과 블로그 홍보 방법, 챗지피티(GPT)를 활용한 자기 점포 원가율 계산 등을 교육하는 무상 수업을 열었다. 회원들끼리 단체대화방에 올라온 질문에 답변도 한다. “사장님 점포는 객단가가 낮으니까 배민원은 하지 않는 게 낫다” “세무사는 얼마 이상 매출 규모일 때 쓰는 게 좋다”고 알려주는 식이다.
불친절한 행정의 틈새도 함께 메운다. 자영업자 지원 사업 공고가 올라오면 단체대화방에 공유하고, 사업계획서 쓰는 법을 연습한다. 정책 홍보가 주로 시청 누리집을 통해서만 이뤄지고 서류 절차도 복잡해 지레 겁먹고 포기하는 자영업자가 많아서다. 자연히 ‘정부 돈 따주는 사설 컨설팅’이 성행한다. “그런 애먼 돈 쓰지 말라고 저희가 이것저것 가르쳐드리기는 하는데, 사실 힘에 많이 부쳐요. 재능기부처럼 운영하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민간이니 한계가 있죠.”(이루다 대표)
상생 모임을 운영할수록 ‘이건 공공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강해졌다. 자영업이 시장에서 흥망성쇠가 불가피하다면, 그 과정을 시장에만 맡겨두지 말고 정부가 도와야 업주가 받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거시적 관점에서는 한국에 소상공인이 너무 많아서 절대 다 먹고살 수가 없잖아요. 그러면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꾸준히 개입해 방향성을 제시하고, 폐업을 희망하는 분들께는 재기할 기회를 마련해줘야죠. 사장님 중에는 폐업 후 일자리가 없어 자영업에서 못 빠져나오는 경우도 많거든요. 소상공인 정책이 일자리 정책과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권도형 대표)
포항(경북)=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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