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4월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성장과통합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 김병욱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과 자본, 정규직과 비정규직, 그리고 남성, 여성, 이 모든 분야에서 불평등이 참으로 심각합니다. (…) 밤길을 걷는 여성이 불안하지 않고, 출생부터 생의 그 마지막 순간까지도 최소한의 인간적 삶이 보장돼야 합니다.”
2022년 제20대 3·9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2021년 9월4일 대전·충남 지역에서 시작된 더불어민주당 대선 순회경선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제시된 정견발표 내용 중 일부다. 이를 발표한 사람은 이재명 후보였다. 당시 후보(이재명·김두관·정세균·이낙연·김용진·추미애) 중 젠더폭력 문제와 성차별 문제를 짧게라도 언급한 이는 이재명 후보가 유일했다.
이재명 후보는 2021년 9월12일 강원 지역 합동연설회에서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여성의 삶은 더 심합니다. 취업하고 결혼해도 경력단절 때문에 역시 출산, 임신 포기해야 합니다. 그 결과 작년에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은 0.84명, 둘이 만나서 한 명을 낳지 않는답니다. 오이시디(OECD) 38개국 중 꼴찌입니다.”
3년이 지나고 상황은 달라졌다. 2025년 제21대 6·3 대선에 나갈 최종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해 열린 민주당 합동연설회에서 ‘여성’이 사라진 것이다. 4월19일 충청권, 4월20일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김경수·김동연 후보는 “무너진 민생과 민주주의 회복” “압도적인 정권 교체” 등을 말하면서도 차별받는 여성은 호명하지 않았다. 4월18일 열린 국민의힘 1차 대선 경선 후보자 비전대회, 4월19~20일 열린 국민의힘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도 ‘여성’의 자리는 없었다. 그저 병역 자원으로 설명됐을 뿐이다.
이번 거대 양당 경선에서 후보들이 밝힌 비전 연설에서 ‘성평등’ ‘여성’ 이야기는 자취를 감췄다. 많은 후보가 출마선언문과 공개 연설, 후보 토론회에서 경제성장, 교통망 확충, 조세 인하, 신산업 투자 확대를 앞다퉈 말하고 있다. 그 속에서 ‘여성’ ‘성평등’ 같은 키워드는 공약집 한 편에 형식적으로 포함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거대 양당을 제외하면 정의당 대표인 권영국 후보, 김재연 진보당 후보만이 성차별 해소를 정책 목표로 제시했다.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견줘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성·성평등 공약이 축소됐는데, 이번 대선 경선에서는 그 퇴보가 더욱 심해진 양상이다. 12·3 내란 이후 윤석열이 파면될 때까지 지난 4개월 동안 광장의 주역인 여성들이 외친 구호는 ‘윤석열 퇴진’ ‘내란 종식’만이 아니었다. 성평등 실현이 핵심 요구사항이었다. 그걸 노골적으로 외면하는 이번 대선 경선의 현실을 짚어봤다.
손고운 기자 songon11@hani.co.kr·오세진 기자 5sjin@hani.co.kr
여성 혐오부터 여성 삭제까지… ‘내란 종식’만 하자는 21대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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