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3월22일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16차 범시민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윤석열 파면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우리는 제자리를 벗어난 것들에게 오염이란 이름을 붙여요. 저게 왜 저기 있지? 밖으로 나와 지하철 타는 장애인들에게, 이상한 모습을 하고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 퀴어들에게 더럽고 역겹다고 말해요. 깔끔하고 깨끗해야 할 ‘우리’의 세상에 더러운 얼룩을 남기는 오점이기 때문에요. (…) 여러분, 저는 세상에 얼룩을 남기고 싶어요. 이곳에 무수히 많은 무늬가 찍히는 모습을 목격하고 기록하고 미래로 연결하고 싶어요. 모두의 목소리를 지우고 하나의 목소리만을 남기면 우리가 사는 도화지가 순백의 성지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에 굴복하지 않을 거예요. 총칼로, 혐오로, 독선과 아집으로 입 다물게 만드는 세상을 좌시하지 않을래요.”(2025년 2월26일 전북 전주 오픈마이크에서 조용화씨 발언)
2025년 4월,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시작됐다. 내란범 피의자 윤석열이 극우를 신봉해 비상계엄까지 선포했다가 쫓겨난 자리다. 광장의 성난 민심이 기득권 정치인과 헌법재판소를 압박해 탄핵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극우가 퇴행시킨 민주주의를 회복하자고 외쳤 다 . 포괄적 차별금지법으로 , 투명한 행정으로 , 지역 공론장 확대로 , 일상 속 민주주의 확산으로 혐오의 상처를 꿰매자고 했다.
그러나 대선이 시작되자 후보들은 시간을 가뿐히 뛰어넘어 계엄 전으로 회귀했다. 윤석열을 배출한 국민의힘은 또다시 대통령 후보를 내려고 한다. 경선 후보 중 한 명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아예 “차별금지법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전 대표는 ‘다양성 보장’이나 ‘차별 금지’를 출마선언문에 언급하지 않았다. 많은 후보가 대통령조차 극우로 만든 혐오의 토양을 침묵한 채 “먹고살기 힘들어서 그렇다”며 경제 공약만 내놓았다.
조기 대선은 광장 시민이 만든 것이다. 특정 집단을 오염물로 낙인찍고 총칼로 “처단”하는 세상을 막겠다는 절박한 몸부림이었다. 그 사실을 잊은 채 대선 시계가 흘러간다. 광장을 외면하고 성장과 투자 공약만으로 승부 보려 한다. “이래서는 또다시 계엄이 왔을 때 막을 수 없다.”
한겨레21은 광장 오픈마이크 무대에 올라 자유발언했던 시민 6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이들이 낯선 이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을 만큼 간절했던 정치 의제는 혐오세력에 맞서 다양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라는 것이었다.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시민 651명 발언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나온 사회대개혁 의제도 ‘차별 금지와 인권 보장’(31%)이었다.
시민 김솔미씨는 이대로 광장 시민을 배신한 채 대선이 치러진다면 깊은 무력감에 빠질 것 같다고 했다. 조 용화씨는 또다시 극우의 시간이 찾아올까 겁난다고 했다 . 그때는 배신당한 시민이 더는 몸을 던져 거리로 뛰쳐나오지 않을 거라고, 이들은 우려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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