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주토끼’로 부커상 국제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가 2022년 8월31일 오전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재판에 앞서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장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설집 ‘저주토끼’로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정보라 작가가 시간강사로 일했던 연세대로부터 퇴직금 등 약 3350만원을 받게 됐다. 정 작가는 2010년 3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연세대에서 러시아어와 러시아문학 등을 가르쳤다. 퇴직 이후 퇴직금과 수당 등을 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는데, 법원에선 정 작가가 한 주에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초단시간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퇴직금 청구권이 발생한다고 봤다.
서울서부지법 민사3단독 강지현 판사는 2025년 1월8일 정 작가가 연세대를 상대로 낸 퇴직금·수당 지급 소송 선고공판에서 “강의 시수 자체만을 소정근로시간으로 볼 수 없고, 그 3배에 해당하는 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보는 것이 이 법원의 판단”이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강 판사는 대학 시간강사는 실제 강의 시간뿐만 아니라 강의를 준비하는 시간도 업무라고 판단한 2024년 7월 대법원 판례를 언급하며 이 사건도 “마찬가지 취지”라고 설명했다.
강 판사는 2010년 1~2학기에 정 작가가 했던 강의 시간은 3배를 곱한다고 하더라도 주 15시간이 되지 않아 이 기간은 빼고 퇴직금을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수당 산정과 관련해서도 “원고는 초단시간 근로자는 아니지만 일반적 근로자와 다르게 단시간 근로자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이를 근거로 수당을 산정했다고 덧붙였다.
정 작가는 판결 뒤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한겨레21과 한 통화에서 “퇴직금과 수당 산정 방식을 정규직 교수와 같은 방식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소송을 제기한 핵심 원인이었다”며 “비정규직 강사와 정규직 교수가 하는 업무의 차이가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전혀 없다. 나도 교과 회의부터 대학원생 논문지도 업무까지 다 했고 이를 증명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전의 판례들과 비슷하게 인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작가는 또 “강의 시간에 3배를 곱해서 주 15시간이 되는지를 갖고 근로시간을 판단하는 것도 대법원에서 나온 판례이지만 현실적이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수업이나 학생 수에 따라 수업 준비 시간이 늘어나기도, 줄어들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초단시간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는 점에 대해서는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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