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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미화·친일 옹호·‘위안부’ 축소 교과서

등록 2024-09-07 15:39 수정 2024-09-07 19:12
교육부 검정을 통과한 한국학력평가원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연합뉴스

교육부 검정을 통과한 한국학력평가원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연합뉴스


전국 초중고교 학생들은 2025학년도에 어떤 교과서로 공부할까. ‘성소수자’와 ‘성평등’ ‘성·재생산권’에 이어 ‘섹슈얼리티’라는 용어까지 삭제한 ‘2022 개정 교육과정’을 적용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가 2024년 8월30일 공개됐다.

이 가운데 한국학력평가원이 발행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가 친일·독재 옹호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에 처음 검정을 통과한 한국학력평가원의 한국사 교과서는 이승만 정권을 ‘독재 정권’ ‘독재 체제 강화’ 등으로 표현한 다른 교과서와 달리 ‘장기 집권’이라 표현하고, 광복 후 우리 역사에 영향을 끼친 인물 7명을 소개하면서 이승만 전 대통령 사진을 왼쪽 상단에 가장 먼저 싣기도 했다.

이어 ‘친일 지식인에 대한 시각’이라는 제목의 주제탐구 영역에서는 서정주 시인 등의 친일 행각 자료를 제시하며 그들이 ‘왜 친일 행위를 하게 되었는지 생각해보자’고 적었다. 서정주 시인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그를 ‘권력에 영합하는 친일파 시인’이라고 주장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의 친일 행위를 덮자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쓴 아름다운 작품들은 우리 문학의 중요한 유산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서술하며 학생들의 토론을 유도했다. 게다가 일본이 저지른 반인륜적 전쟁범죄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젊은 여성들을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지로 끌고 가 끔찍한 삶을 살게 하였다”는 서술로만 본문에 짧게 표현해 관련 서술을 축소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집필진 일부가 ‘좌파 척결’을 외치는 인사들이라는 사실까지 드러나며 논란이 커지자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024년 9월2일 국회에 출석해 “검정에 합격한 교과서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종합적·균형적으로 보겠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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