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4월3일 이른바 `불공정 보도’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하는 와이티엔 김백 사장(왼쪽서 셋째). 와이티엔 노조는 “와이티엔 역사상 가장 치욕스런 날”이라고 비판했다. 와이티엔 갈무리
윤석열 정부의 방송 장악을 위한 ‘무리수’가 잇따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김백 와이티엔(YTN) 새 사장은 취임 이틀 만인 2024년 4월3일 지난 대선 과정에서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보도가 불공정했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사장은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 내용인 한쪽의 일방적 주장만 보도했다. 다시는 이런 부당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과는 박민 한국방송(KBS) 사장이 2023년 11월 취임하면서 과거의 ‘불공정 방송’에 대해 사과한 일과 비슷하다. 앞서 김 사장은 4월1일 취임사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기사에 대해 “이것이 (와이티엔이) 공영방송에서 민영방송으로 바뀐 이유가 아닌지 자문해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와이티엔지부는 김 사장의 대국민 사과문이 나온 뒤 즉각 성명을 내어 “사장이 권력을 향해 용서를 구한 오늘은 30년 와이티엔 역사에서 가장 치욕스러운 날이다. 이번 사과는 국민 보라는 게 아니라 용산 보라고 한 낯 뜨거운 충성 맹세”라고 비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방송과 관련해서도 ‘방송 장악 문서’가 폭로돼 파문이 일고 있다. 2024년 3월31일 문화방송(MBC) 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한국방송 장악 계획이 담긴 대외비 문서를 보도했다.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제목을 단 이 문서는 박민 사장이 내정된 2023년 10월 작성됐다. 이 문서 내용을 보면, 과거 방송에 대한 대국민 사과, 우파 인사 등용 통한 조직 장악,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 임명동의제 거치지 않는 국장 인사, 단체협약 파기 등이 들어 있다. 이런 내용은 박 사장 취임 뒤 거의 그대로 실행됐다. 이 문서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작성돼 논란을 일으킨 ‘문화방송 정상화 문건’과도 비슷하다.
4월1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성명을 내어 “이 문건은 한국방송 장악을 넘어 문화방송, 교육방송 등 공영방송 전체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윤석열 정권의 폭주와 정확히 일치한다. 언론노조는 이 문건에 드러난 범죄 행위에 대해 끝까지 상응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또한 22대 국회 개원 직후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에 대한 국정조사를 반드시 관철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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