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위터 @TwitterEng 화면 갈무리
블랙리스트(blacklist), 화이트리스트(whitelist), 마스터-슬레이브(master-slave), 맨아워(man-hour) 등 정보기술(IT) 개발 용어엔 공통점이 있다. 흑인, 여성 등 소수자 집단에 대한 차별이 당연하던 과거의 언어 습관을 반영한다. 차별적 의미를 담은 개발 용어를 더는 사용하지 말자는 움직임이 일부 개발자와 기업을 중심으로 나온다.
트위터 소속 개발자 레지널드 어거스틴과 케빈 올리버는 “무의식적으로 쓰는 개발 용어가 미국 역사와 문화의 억압적 면모에 대한 성찰을 가로막는다”며 변화를 촉구했다. 트위터는 2020년 초 이런 의견을 받아들여 인종과 성별, 연령, 장애 등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공고화하는 용어에 기업 차원의 자정 노력을 시작했다.
트위터 개발팀은 7월 초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대체 용어 목록을 공개했다. 피부색을 연상시키는 화이트리스트와 블랙리스트는 허가 목록(allowlist)과 거부 목록으로(denylist), 노예제도를 연상시키는 마스터-슬레이브는 리더-팔로어(leader-follower)로 바꿀 것을 권고했다. 또 남성을 인간의 ‘기본값’으로 두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따라, 맨아워 대신 퍼슨아워(person hour) 또는 엔지니어아워(engineer hour)를 제안했다. 트위터 개발팀은 이번 변화가 단순히 개발 용어에 한정된 게 아니라, 일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애플도 7월16일 개발자용 웹사이트에 중립적 용어 사용을 권고하는 스타일 가이드를 공개했다.
국내 개발자들 사이에도 논쟁이 뜨겁다. “이런 게 불편하다는 사람들이 더 불편하다”는 볼멘소리와 변화를 환영하는 목소리가 대립한다. 자신을 한 대학 알고리듬 과목 강사라 소개한 배아무개씨는 온라인 개발자 커뮤니티에 다음과 같은 자성의 글을 남겼다. “그동안 ‘Traveling Salesman Problem’(외판원 문제)이라고 알고 있던 ‘TSP’라는 용어를 ‘Traveling Salesperson Problem’으로 표기한 교과서를 이번 학기에 처음 접했다. 지난 수십 년간 가치중립적이지 못한 단어를 써오면서도 (스스로) 불편함을 못 느꼈다는 게 의아했다. 바꿔서 아무도 상처받지 않을 단어라면 바꾸는 게 맞다고 본다.”
정인선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 코리아> 기자
관심분야 - 기술, 인간,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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