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자료사진
“하강을 끝내고 전진캠프로 가려면 우측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좌우로 눈사태가 심하게 나 통과하지 못할 것 같다.”
지난 10월18일 오후 박영석 대장이 히말라야산맥 안나푸르나에서 남긴 마지막 교신이다. 박영석 원정대는 그뒤 열흘이 넘도록 구조대와 만나지 못하고 있다. 히말라야 14좌 등정, 세계 7대륙 최고봉, 3극점(북극·남극·에베레스트) 등정만으로도 박 대장은 이미 전설이다. 안나푸르나를 다시 찾은 건 자신만의 새 길을 만들기 위한 도전이었다. 지난해 기상 악화로 다음을 기약해야 했을 때 그의 마음은 타들어갔을 것이다.
그가 전설이 된 것은 끝점에 올라서만이 아니다. 1991년 에베레스트 첫 등정 때 150여m를 추락했지만 일어섰다. 1996년에는 에베레스트에서 눈사태에 묻혔다가 탈출했다. 다울라기리 등정에서는 크레바스에 빠졌지만 살아 돌아왔다. 늘 살아 돌아와, 전설임을 입증했다. 이번에도 전설은, 살아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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