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의 높이. 여성 산악인 고미영(41)씨는 이곳 정상을 등정한 뒤 실족해 숨졌다. ‘여성 최초 히말라야 14개봉(8천m급) 등정’을 목표로 11번째 정상을 밟은 뒤 내려오던 길이었다. 그가 추락한 장소는 눈사태와 낙석이 많아 로프를 사용할 수 없는, ‘칼날 능선’으로 불리는 곳이다. 고씨는 이곳을 통과하다 난기류를 만나 중심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실낱같은 희망을 가졌던 가족들은 말을 잃었다. 그의 유골은 고향인 전북 부안과 아직 오르지 못한 히말라야 3개 봉우리에 뿌려질 예정이다. ‘산에 대한 열정’이 그를 히말라야 만년설에 잠들게 했든, 아니면 ‘성과주의 등정’이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든, 환하게 웃고 있는 영정 속 고인은 너무나 아름답다. 눈이 시리도록.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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