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인터넷 스타] 허니패밀리의 대박

등록 2007-09-21 00:00 수정 2020-05-03 04:25

▣ 김미영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kimmy@hani.co.kr

“야해도 너무 야한 것 아냐?”
힙합그룹 허니패밀리의 4집 수록곡 뮤직비디오가 화제다. 단지 30초짜리 예고편이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라왔을 뿐인데, 왜냐고? 포르노를 연상시키는 낯 뜨거운 장면들로 채워져 있어서다. 클럽에서 야한 의상을 입은 여성들이 허니패밀리 멤버들을 유혹하는 장면을 비롯해 반라의 여성들이 등장해 집단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장면들이 여과 없이 담겼다.

2004년 ‘섹슈얼리즘’이라는 타이틀로 발표된 음반에 맞춰 듀크 멤버들이 찍었던 성인용 버전의 뮤직비디오와 누드 화보 수준이라고 오해하지 마시라. 선정성 면에서 그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 누리꾼 사이에선 “역시 힙합계의 선두주자” “이런 뮤직비디오가 나오다니, 멋지다” 같은 반응도 있지만, 대체로 “너무 선정적이다” “보기에 민망할 정도”라는 반응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음반 홍보를 위한 ‘노이즈 마케팅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한다. 박명호, 디기리, 주라, 영풍으로 구성된 허니패밀리의 이번 음반이 4년 만에 나오다 보니, ‘관심’을 끌기 위해 그랬다는 것이다.

광고

정말일까? 허니패밀리 쪽은 “외국 힙합가수들의 뮤직비디오처럼 형식과 소재에 구애받지 않고 만들어보고 싶었고, 뮤비 노출은 의도하지 않게 이뤄졌다”며 “영상이 미성년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노출될 수 있어 유투브 쪽에 게시물 삭제를 요청했다”고 해명했지만, 의혹의 눈초리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새 음반보다 뮤직비디오의 선정성만으로 논란의 주인공이 된 허니패밀리로선 억울하다고 여길 만도 하다. 허니패밀리가 누군가. 그동안 힙합 마니아들 사이에서 ‘힙합의 교주’로 평가받지 않았던가. 1999년 낸 데뷔 음반 은 20만 장이나 팔렸고, 특히 등 쉽고 친숙한 멜로디와 100% 우리말로 된 랩으로 힙합의 대중화에 기여해온 당사자였다.

“뮤직비디오의 선정성 외에 새 음반의 음악적 완성도와 작품성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힙합 마니아를 주축으로 한 누리꾼들은 총 21개의 트랙에다 리쌍,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미료, 채연, 조피디, 드렁큰타이거의 전 멤버 DJ 샤인, 주석, 가리온(메타·나찰) 등 화려한 피처링에서 보듯 음반을 완성하기까지 쏟은 허니패밀리의 땀과 열정에 주목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고의였든, 그렇지 않았든 허니패밀리는 ‘뮤직비디오’ 하나로, 데뷔 9년 만에 다시금 주목받는 ‘대박’을 터뜨렸다. “당신들은 일단 성공했어요~.”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광고

4월3일부터 한겨레 로그인만 지원됩니다 기존에 작성하신 소셜 댓글 삭제 및 계정 관련 궁금한 점이 있다면, 라이브리로 연락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