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철밥통 [t∫∂lbaptoŋ] 명사.
철 재질로 만든 밥통. 밥을 담으면 뜨겁고, 재질상 무거워 밥통이라는 용도에는 부적절한데, 이것이 유용한 것은 밥통이 밥을 먹기 위해서만 있는 게 아니어서다. 철밥통은 떨어뜨릴 때 진가를 발휘한다. 국어사전에는 등재돼 있지 않지만 올드 앤드 뉴, 모두 다 아는 비유법으로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 등 정년이 보장되고 성과에 상관없이 승진이 보장되는 직업을 가리킬 때 쓰인다. ‘무사안일’ ‘복지부동’ 등 사자성어와 잘 어울린다.

현재 지자체는 ‘밥통을 깨자’고 외친다. 서울시는 다음달부터 근무 태도가 좋지 않거나 업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공무원을 6개월간 단순 현장업무(담배꽁초 무단투기, 과속 단속 등)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 기간이 지난 뒤 재심사를 거쳐 복귀가 결정되는데, 만약 여기서도 불가 판정을 받으면 3개월 직위해제를 당하고, 그래도 개선이 안 되면 자동 면직당할 수 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시민들이 담배꽁초나 과속 단속을 하는 공무원을 한 번 더 보리라. 뜨거워도 무거워도 밥 담아 먹어야 하는 눈물 나는 ‘철밥통’이다.
한편에선 직원들의 ‘철밥통 걷어차기’가 벌어진다. 문화방송의 김성주 아나운서는 2월 말 회사 쪽에 사표를 제출하고 프리랜서를 선언했다. 아나운서의 ‘프리랜서 선언 속사정’은 지난해 프리랜서가 된 강수정 아나운서가 한 오락 프로그램에서 한 “출연료 2만원” 발언으로 짐작할 수 있다. 아나운서는 호봉에 따라 월급을 받고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수당으로 2만원을 받는다는 것인데 똑같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옆자리 ‘연예인’ 밥통과 비교하면 억울할 것이다. 뭐가 담겼든 남의 밥통은 커 보이는 법이니. 원인은 밥통은 그대로인데 밥통을 보는 눈길이 변한 것이다. 변화된 방송 환경에서 방송사는 “(TV에서) 튀어라. 하지만 (방송사에선) 튀지 말아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어쨌든 남의 세간을 보고 나면 조금씩은 누추해진다, 보는 사람이나 보인 사람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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