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스팸[spam] 명사.
햄과 다진 돼지고기를 섞어 조리한 뒤 캔에 넣은 제품. 1937년 7월5일 미국 호멜(Hormel) 식품이 시장에 내놓았다. 이전 1930년대 ‘Hormel SPiced hAM’이라는 제품의 이름을 바꿔(줄여서) 새롭게 내놓은 ‘리매뉴얼’ 상품이었는데 이후 이 이름은 비슷한 고기 종류의 캔을 부르는 이름으로 보통명사화될 만큼 성공했다(위키피디아). 전쟁 수행 중 육류 공급책으로 적당했기에 스팸은 미국 군인이 가는 곳을 따라 성장해나갔다.
미군 PX를 통해 흘러나온 연하고 부드러운 ‘고기’는 한국 부유층 식탁에만 오르는 고급 식품이었다. 부대 주변의 식당은 PX에서 나온 햄으로 찌개를 끓여 냈다(부대찌개). CJ(옛 제일제당)는 1986년 호멜사와 제휴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스팸을 내놓았다. 하얀 쌀밥에 스팸을 얹은 광고는 젓갈 대신 스팸이 ‘밥도둑’이라고 자극한다. 원산지 미국에 이어 스팸을 가장 많이 먹는 나라는 영국, 그 다음은 한국이다.
스팸 메일 또한 한국이 세계 유수를 달린다(4위). 메일로 오는 스팸은 ‘시간도둑’이다. 스팸 메일의 유형은 직접 스팸과 중계 스팸 두 가지로 구분된다. 직접 스팸은 스패머가 자신의 메일 서버를 이용하는 것이고, 중계 스팸은 자신의 메일 서버를 숨기고 보내는 것이다. 2003년 네이버 지식iN에도 등록된 ‘스팸 메일러’(스패머) ‘김하나’는 중계 스팸 방식을 이용한다. 그는 스팸 메일 필터링 기능이 강화되자 여러 해킹된 시스템을 경유해 동시에 스팸 메일을 분산 발송하는 방법을 개발해서 ‘스팸 메일의 여왕’에 등극했다(의 스팸의 왕은 총무인 조계완 기자다. 하루에 두 통씩도 발송한다).
‘스팸을 피하는 방법’을 연구한 CDT.org에 따르면 무작위로 긁을 때 메일인지 알 수 없도록 인터넷 텍스트를 작성하거나(anyone at hani dot co dot kr로 쓰거나 html 코드를 사용), 짐작하기 어려운 메일 주소를 사용하라고 말한다(쉬운 메일 주소로 인해 나는 소극적 스팸 메일러에게 당했다. 진봉현씨, 당신이 게임 사이트에 가입할 때 무작위로 적은 메일이 나에게 당도하고 있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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