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은 제공
대구 사는 독자 김동은(47)씨는 창간 독자다. 그는 한겨레신문 창간호를 갖고 있다. 고등학생 때 직접 사서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다. 도 창간 때부터 봐왔다. 1992년도 송건호 한겨레신문 초대 대표이사의 강연을 들었던 기억을 생생하게 떠올릴 만큼 한겨레에 대한 애정, 언론에 대한 관심이 컸다. 대구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이비인후과 의사로 일하면서 지역 공부방 ‘발개돌이’ 운영에 참여하고, 주말에 경산 이주노동자센터에 무료 진료를 나간다. ‘의사’라는 단어에 ‘선생님’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다는 느낌이 든 것은 오랜만이었다.
이주노동자 무료 진료를 나가다보니 농장에서 일하는 분을 많이 만난다. 지난해 6월인가, 돼지 농장에서 똥더미 작업을 하다 가스 질식으로 숨진 노동자를 다룬 기사를 읽었다. 농장에 접근하기도 어려웠을 텐데 현장 취재로 생생한 기사가 나와 인상적이었다(제1165호 표지이야기 ‘개돼지만도 못한 죽음’).
함께하는 선생님들끼리 일요일마다 순번을 정해서 경북 경산시와 대구 성서공단지역 두 군데 진료를 한다. 며칠 전에는 단속을 피하다가 무릎십자인대가 파열된 노동자가 왔다. 건강보험 혜택을 못 받는 분들이 주로 온다.
불법을 저지른 게 아니고 농장에 있다가 공장으로 옮겨도 미등록이 된다. 보험료를 낼 뜻이 있는 사람들이다. 건강권은 기본권이다. 최소한의 진료라도 보험 체계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거기서는 영어도 가르치고, 예방접종도 하고. 내 입장에서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려 한다.
병원에 오는 사람들 딱 보면 안다. 도와줘야 하는 사람이 보인다. 건강보험 없어 버티다 오는 이주노동자, 불안해하는 탈북 주민들, 자연스럽게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인터뷰가 끝난 뒤 봉사활동에 대해서는 기사를 자제해달라고 부탁하는 문자가 왔다).
확실히 지방, 지역에 대한 기사가 부족하다. 기자 수가 적어서인가. 약자들이 지역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써달라. 부탁이 하나 더 있다. 꼭 기자가 아니어도 좋으니 지역 독자들을 만나는 기회를 자주 가졌으면 좋겠다. 대단한 비화를 듣고 싶은 게 아니다. 고민을 함께 나누고 소통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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