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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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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토크

등록 2018-02-04 00:41 수정 2020-05-03 04:28
세상을 바꾸는 엄마들

제1197호 표지이야기 ‘벤조피렌 마시는 아이들’은 경기도 안양시 연현마을에 있는 아스콘 공장으로 지역주민들이 받고 있는 환경 피해를 정면으로 다뤘다. 주민들이 주장하는 환경 피해를 단순히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벤조피렌을 둘러싼 규제 공백 등 구조적 문제를 심도 있게 다뤘다. 기사를 쓴 진명선 기자를 불러냈다.

아스콘 공장 주변에 사는 엄마와 아이들이 각종 질병을 앓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취재하게 된 계기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출입하던 시절에 나를 알았다는 제보자로부터 지난해 크리스마스날 전화가 걸려왔다. 조카와 누나의 사연을 제보했다. 나 역시 충격이 컸다. 기사 마감은 했지만, 아직도 머릿속에선 기사를 계속 쓰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본 억울하고 황당한 일을 70%밖에 못 썼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중이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왜 10년 넘게 이 문제가 방치됐을까였다.

아이들이 다니는 연현초등학교를 방문했더니, 학교 관리자가 ‘공기가 좋다’ ‘요즘 비염 없는 아이가 어딨냐’고 막말을 했다. 자기 말이 녹음된 것을 알고는 ‘내가 죄인이냐?’고 따져묻더라. 아무 잘못 없는 엄마들은 자기가 죄인이라고 가슴을 치는데, 아이들 교육을 책임지는 공무원이란 자는 죄인이 아니라고 따지는 모습이 모든 걸 함축한다고 본다.

기사에 ‘엄마’라는 단어가 자주 나오는데, 여성적 관점을 취한 이유가 뭔가.

아스콘 공장으로 고통받는 이가 죄다 엄마였기 때문이다. 세월호, 소성리, 미세먼지, 탈핵…. 지금까지 취재해온 이슈들에는 늘 엄마들이 있었다. 실제 세상을 바꾸는 것은 엄마들이었다.

기사 이후 주민이나 주변의 반응이 있나.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동영상팀과 협업했다. 영상보도가 나갔는데, 신분이 노출될까 두렵다고 연락한 엄마가 있었다. 이화여대 시위 기사를 쓰면서 든 생각인데, 왜 여성들은 익명을 강요당할 수밖에 없을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에서 연현마을 주민들을 위한 법률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데, 진척이 있으면 후속 보도하겠다.

1197호를 읽고 페이스북 등으로 많은 독자님이 의견을 전해주셨습니다.

레드기획/ 난 자위하는 여자(해당 기사▶바로가기)

“자위를 하든 자학을 하든, 혼자 은밀하게 하면 되지 이런 걸 기사라고 쓰는 이유가 뭘까?” _Sung-tae B***

“솔직발랄 유쾌한 기사 유익하고 좋았습니다.” _박미*

“공공연히 떠드는 사람들 때문에 괜히 쓸데없는 죄책감 느껴서 고립되는 여자들 없으라고 더 이렇게 드러내놓고 말하는 겁니다.” _김지*

김학선의 야무진 빠따/ ‘사람이 먼저’ 내세우는 정부 맞나(해당 기사▶바로가기)

“남북 평화 좋고 교류도 좋은데 문제인 척하면 입 닥치고 가만히 있으라는 분위기는 폭력적이다.” _권혜*

“혹시라도 대안을 제시했는지. (글에) 대안은 없다. 이게 언론의 자세냐.” _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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