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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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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잘되면 좋겠다

등록 2017-06-15 14:52 수정 2020-05-03 04:28

최근까지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팀에서 일한 양재원(39)씨는 현재 ‘백수’다. 한때 그는 기자들에게 고급 취재원이었다. 국회밥 10년, 이른바 여의도 ‘빠꼼이’다. 특히 정책 분야에 밝아 국회 국정감사 때마다 기자들에게 인기 있는 보좌진이었다.
양재원씨가 와 만들어낸 ‘작품’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아들 꽃보직 특혜’다. 스스로 “역작”이라며 웃었다. 이낙연 총리가 국회의원 시절이던 19대 국회에서는 의원실 비서관으로, 2014년 전국동시지방선거 때는 전남도지사 선거 이낙연 캠프에서 일했다. 이낙연 전남도지사가 국무총리 후보에 오르자 다시 준비팀으로 들어갔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일한 지 1년여 만이다.
진통 끝에 국회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안이 통과됐다. 이와 함께 재원씨는 ‘백수’가 됐다. 인터뷰는 주변 소음 탓에 질문과 답이 자꾸 엇갈렸다. 그는 공항에서 제주도행 비행기 티켓을 끊고 기다리는 중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땀 흘린 많은 사람이 그러하듯 재원씨의 목소리도 들떠 있었다. 집과 사무실 두 곳에서 을 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양재원 제공

양재원 제공

제주도엔 왜 가는지.

머리를 좀 식히려고 한다. 앞으로 할 일도 고민해보고.

그 ‘일’이 뭔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자리보다 누구와 어떤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주도에서는 뭘 할 건가.

비행기표를 끊은 게 3시간 전이다. 욱해서 나왔다.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아내가 이해해주니까 가는 거지.

은 언제부터 봤나.

대학생 때는 돈이 없어서 제대로 사보지 못했다. 그때 을 읽으면 뭔가 든든했다. 그래서 국회 오자마자 정기구독을 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기사는 뭔가.

세월호 참사 뒤 지금까지 세월호 보도를 중단 없이 해주고 있어 독자로서 너무 고맙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국가정보원 민간 조직 알파팀 보도가 인상적이었다. 잡지 형태의 언론으로 할 수 있는 최상의 품질을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김완 기자 기사가 최근 많이 보였다. 고맙다.

아쉬운 점은.

(한참 뜸을 들이다가) 모르겠는데…. 하하하. 기자들이 좀 오래 자리를 지키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가면 좋겠다. 제대로 된 심층 탐사보도를 계속 보고 싶다.

최근 표지 사진 사태 등 에서 있었던 일을 보면 어땠나.

아쉬운 점이 많았다. 어떤 면에서 오해받았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왜 그런 지적을 받았는지 새겼으면 좋겠다. 어떤 일에 오해가 생겼을 때 그것이 오해라고 속 시원하게 말할 때가 있는데, 지금은 아닌 것 같아 독자로서 안타깝다. 모든 오해는 결국 소통으로 풀어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독자와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준비하면 좋겠다. 절독도 많았다고 들었다. 절독도 애정 있는 독자가 한다. 분명히 기억해주면 좋겠다.

쉽지 않다.

매체 환경이 어려운 것은 만의 문제는 아니다. 생각해보면 10여 년 전 대학 다닐 때 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나도 이 서점에 깔리면 여건이 닿는 한 읽으려 했다. 그런데 지난 19대 국회에서 갓 대학을 졸업하고 보좌진으로 들어온 분이 을 모르더라. 깜짝 놀랐다. 외연을 넓히는 노력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렇게 가면 마니아를 위한 잡지가 되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 요즘 들어 더 그렇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잘되면 좋겠다”고 툭 던졌다. 자신을 향한 말이기도 하고, 을 향한 말이기도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문재인 정부를 향한 바람이기도 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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