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8일, 김진형(53) 경기도 광주 푸른숲 발도로프학교 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는 국회 본회의장에 있었다. “시민들에 의해 아래로부터 올라온 변혁의 요구가 정치권을 움직인 일이었어요. 개인이 어떻게 사회를 바꾸는지를 보여주는 현장에 있었던 셈이지요.” 그로부터 두 달여 지난 지금,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임박했다. 김 교사는 두려움이 앞선다고 했다. 탄핵이 그저 대통령만 물러나게 하는 데 그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창간독자인 그를 전화로 만났다.
사실 걱정이 앞선다. 특별검사 수사가 연장되지 않고, 각종 개혁 입법도 제자리다. 역공 조짐 속에 변혁 시도가 가로막히고 있다. 탄핵은 대통령 한 사람만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탄핵 뒤 과연 우리 사회가 변한 부분이 뭐가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다. 사회변혁이 없다면 학생들이 어떤 희망을 품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저 우리는 촛불시위 현장에만 나간 게 아닌지 무력감이 생길까 걱정이다.
<font color="#008ABD"> 탄핵 뒤 꼭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font>18살로 참정권 연령을 낮추는 것이다. 더 낮춰도 된다고 본다. 10대들이 정치에 참여한다면 사회에서 뭔가 역할을 한다고 느끼게 해줄 것이다. 삶을 수동적이지 않고 주체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이것만은 꼭 이뤄졌으면 한다.
<font color="#008ABD">푸른숲 발도로프학교라는 대안학교 교사직을 선택한 이유는. </font>대학 때 수학을 전공했다. 2005년부터 푸른숲 발도로프학교에서 교사로 일했다. 그 전엔 학원 강사와 야학 활동을 했다. 수학이 아이들의 삶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단순히 입시를 떠나 아이들이 세상과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데 도움이 되고 역사에서 역할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수학에는 객관적 판단력과 명징함, 자유로운 상상력이 담겼다. 푸른숲 발도로프학교는 입시교육을 배제하고 수학의 온전한 목적을 가르치려는 학교다. 개인적으로 올해 안식년을 맞는다.
<font color="#008ABD">안식년은 어떻게 보낼 생각인가. </font>세월호 참사 때 숨진 학생들을 추모하는 ‘금요일엔 함께하렴’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해 소책자를 구입해 인연을 맺은 ‘헌법국민운동’ 활동에도 힘을 보태려 한다. 시국과 맞물려 ‘시민이란 누구인가’라는 것에 고민이 깊다. 녹색당 활동에도 참여하려 한다. 수학이나 적정기술 관련 워크숍에도 갈 예정이다. 바쁘지만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 물론 가족들과도 시간을 보낼 것이다. 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하.
<font color="#008ABD">은 언제부터 구독했나. </font>창간 때부터다. 지인들이 창간에 주주로 참여했다. 우리가 바라고 외친 것을 실현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언론이라고 생각했다.
<font color="#008ABD">인상 깊은 기사는. </font>다 좋다. 특히 세월호 관련 기사를 끊임없이 다루는 점은 감사하다. 기본소득 기사도 눈여겨보고 있다. 레드 기획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것도 좋다. 지난해 초 학생들에게 을 읽는 과제를 냈는데 때마침 에서 기사로 다뤄 수업 교재로 쓰기도 했다.
<font color="#008ABD">당부하고픈 말은. </font>지금처럼 잘해줬으면 한다. 다만 종이책 수요가 줄어 걱정될 때가 있다. 정기구독을 하지만 일부러 가판대에서 사기도 한다. 모바일 쪽으로 독자를 확장하려는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기사들이 좀 어렵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독자층이 한정되고 의 지향점을 넓히는 데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font color="#008ABD">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은가. </font>누군가 교사로서 제일 중요한 것은 학생 앞에서 나를 비우는 일이라고 하더라.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을 결정하는 데 보이지 않는 그림자 혹은 도우미 구실을 하고 싶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전화신청▶ 02-2013-1300 (월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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