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원정(35) 독자는 경북 포항에 있는 고등학교 국어 교사다. 1학년 담임도 맡고 있다. 3~4년 전부터 동료 교사의 권유로 을 정기구독했다. 을 처음 펼쳤을 때의 느낌을 묻자 “알고 싶은 것들이 잘 정리돼 있어 좋았다”고 했다. 5월27일 오후 3시30분 처음 통화한 그 역시 ‘듣고 싶은 것들을 잘 정리해’ 말했다. 역시 독자다.
추원정 제공
우선 ‘세월호 참사’에 대해 끊이지 않고 보도해줘서 감사한 마음이다. 고향이 부산이고 지난해 1년간 경북 구미에서 근무하고 지금은 포항에서 근무하다보니 총선 기사를 관심 있게 봤다. 구미나 포항은 보통 새누리당이 석권하는 곳인데 야당 득표율 등 조금씩 달라지는 면들이 있구나 생각하면서 관심 있게 봤다.
묻지마 범죄의 한 유형일진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도 유사한 사건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강남 사건에서 자발적 추모 분위기가 생기고 사람들이 이례적 관심을 갖는 걸 보면서 이런 문제를 공론화하고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오늘 수업 시간에도 그 사건에 대해 아이들과 토론했는데 남자와 여자의 시각이 많이 달랐다. 남자아이들은 심각하게 여기기보다는 도리어 자신들도 남자로서 피해를 당하는 게 많고, 한도 끝도 없이 여성들이 피해를 당한다고 생각하면 우리 사회에 안 그런 부분이 어디 있냐고 말했다. 반면 여자아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약자의 입장에서 겪는 두려움에 대해 얘기했다. 남자아이들이 그런 문제에 잘 공감하지 못하는 걸 보고 관련 교육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평범한 여성으로서 우선 겁이 난다. 이런 범죄에 대해 정책이나 법적 제도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 이대로 두면 문제가 더 커질 것도 같다.
지난해 고3 담임을 했는데, 개인의 능력과 노력만으론 성과를 얻을 수 없는 사회라는 게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무언가를 선택할 때 경제적 형편 같은 것이 크게 작용하는 듯했다. 교육 현장에서 드러나는 문제지만 전체적으론 사회구조의 문제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을 묵묵하게 하는 이들이란 생각이 들어서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다. 올해 부임한 학교는 지금까지 근무한 학교들에 비해 아이들의 가정 형편이나 학교 상황이 열악한 편이다. 처음엔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도 많았다. 그런데 스스로 반성해보니 이곳에서도 누군가 묵묵히,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쳐야 아이들도 좋은 사람으로 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을 보면서 다들 자기 자리에서 제 몫을 하는 것 같아 아직 우리 아이들에게 세상이 살 만하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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