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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게 싫다. 반론을 제기하고 싸우고, 그런 건 너무 힘든 일이다.” 작가의 말처럼 주인공 ‘나’는 힘들게 반론하거나 싸우지 않는다. 그저 속으로 삭이거나, ‘구질구질하다, 진짜’ 같은 말만 짐짓 중얼거리거나, ‘네가 뭘 알아’ 같은 말만 입속에서 맴돌 뿐이다. 그리고 거리를 둔다. ‘나’와 ‘을’ 사이, ‘나’와 조선족 종업원들 사이, ‘나’와 ‘친구’ 사이의 거리는 분명하다. 그 거리는 기울어진 ‘나’의 집 오른쪽 벽과 왼쪽 벽만큼의 거리보다 아득하다. 거리를 둔 관계와 그런 관계들이 헐겁게 공존하는 세계는 고요하고, 무심한 세계다. 역동성과 치열함은 애초에 사라진 세계. 청춘이 될 수 없는 청년들의 ‘수평의 세계’다. (▶관련 기사 '수평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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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면 정말 수요·공급의 법칙이 세상만사를 설명할 수 있는 것 같다. 미국의 외국인 모병 프로그램 ‘매브니’에 지원하는 한국 청년들 얘기다. 미국 영주권과 주류 사회로의 더 빠른 편입을 원하는 한국 청년들의 공급과 해외로 파병할 군인을 모집하려는 미국의 수요가 딱 그 지점에서 만난 것으로 보인다. 이제까지 카투사만이 미군과 연계된, 선망되는 병역 방식인 줄 알았다. 매브니 입대 관련 정보를 나누는 인터넷 카페까지 있다고 한다. 실제 포탄이 날아다니는 분쟁 지역에 파병되는 것이 ‘헬조선’에서 사는 것과 비교될 수 있다는 게 서늘한 기운을 풍긴다. (▶관련 기사 '미군에 자원하는 한국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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