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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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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화해

등록 2015-12-08 23:47 수정 2020-05-03 04:28

“오래 정기구독을 하다가 중단했는데, 정은주 기자의 세월호 연속보도를 보고 다시 정기구독하게 됐어요.” 장헌권(58) 광주기독교연합(NCC) 회장은 세월호 보도가 “현장에서 몸으로 쓰는 기사라 다르다”고 했다. ‘진실과 화해’. 장 목사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바라는 오직 하나다. 그래서 광주 세월호 시민상주 모임을 함께 만들었고, 광주에서 열리는 재판에 오는 유가족을 마중하고 배웅하는 ‘진실마중’ 모임에 열심이다. 세월호 선장 등에게 양심 고백을 촉구하는 편지를 썼던 그는 “피고인 가족도 크게 보면 희생자”라며 “조심스럽게 만나다보니 신뢰가 쌓여 이제는 그분들도 광주에 오시면 저를 찾는다”고 말했다. 어느새 세월호 유가족과 피고인 가족을 잇는 다리가 됐다.

장헌권 제공

장헌권 제공

최근 단원고 희생 학생 80명의 이름을 담은 시집 을 냈다.

법정에 오는 유가족을 만나서 아이들 이야기 하나하나를 들었다. 엄마들이 써주는 아이들 얘기를 마중물로 해서 한 편씩 썼다. 한편 한편 아이들의 육성을 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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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을 보니, 장기수 임동규 선생의 근황도 있다.

광주기독교연합 회장을 맡기 전에 인권위원장을 7~8년 했다. 1970년대부터 민주화운동을 했고, 오랫동안 우리 시대 소외된 이들인 장기수 어르신을 만나는 일을 해왔다.

사회에 대한 관심을 오래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존경하는 독일 신학자 카를 바르트가 ‘한 손에 성경을, 한 손에 신문을 들라’고 했다. 창간 독자인데, 한때는 정기구독도 했다.

세월호 참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지난 대선이 끝나고, 국가정보원 불법 대선 개입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삭발을 했다. 그 연장선에서 보니 세월호 사건이 단순한 사고로 보이지 않았다.

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소리 없는 소리에 관심을 기울이고, 고통받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면 좋겠다. 헌책방을 찾아다니면서 창간 잡지들을 수집하는데, 시사적인 것은 지나가지만 문화 기사는 오래 남는다. 그동안 이 만든 문학에 관한 특별부록처럼 오래 남는 자료를 계속 남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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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아서 올해는 상을 받는다. 12월10일 세계인권선언기념일, 한국인권교육원이 주는 ‘올해의 인권상’ 수상자가 됐다. 정은주 기자는 “광주에 갈 때마다 법원에서 역까지 태워다주신다”고 했다. 광주서정교회 장헌권 목사님, 감사합니다. 축하드립니다.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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