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환 제공
채용 심사위원 자격으로 지난 일주일간 2평 남짓한 회의실에서 ‘나무’에 얽힌 사연 300여 편을 읽었다. 한겨레신문사 수습기자 공채에 응시한 지원자들은 작문 주제인 ‘나무’를 두고 “가지 많아 바람 잘 날 없다”고도 했고, “아낌없이 준다”고도 했다. 토요판팀의 고나무 기자까지 등장하는 글을 읽다보니 작문 주제를 받아들고 응시생들이 얼마나 고심했는지 짐작됐다. 단박인터뷰를 신청한 많은 독자 가운데 김주환(22)씨에게 마음이 이끌린 것은 그 때문이었다. 그는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한겨레와 함께 자랐다. 내가 초등학생일 때부터 아버지가 을 읽어서 잡지가 집안 곳곳에 굴러다녔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의 얼굴이 크게 나온 표지를 기억한다. 자연스럽게 을 읽었는데 한번은 ‘성’을 다룬 표지이야기가 나오자 아버지가 내가 볼까봐 찢어서 감추기도 했다. (웃음) 고등학생 때는 학생 수습기자로, 대학 때는 학보사에 들어가 편집장까지 했다.
중학교 3학년 때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보며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나 자유무역협정(FTA)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주는 문제인데도 자세히 보도하는 언론이 드물었다. 촛불집회도 그렇고.
재밌게 봤다. 나는 언론을 전공하지 않아서(사학과) 몰랐던 부분이 많았다. 신문을 구독하고 학보를 만들면서 ‘종이신문’에만 익숙했는데 다양한 매체가 있다는 걸 알았다. 또 공학과 저널리즘이 만나 인포그래픽을 발전시키듯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면서 언론이 발전하겠구나 싶어졌다.
언론이 망한다는 얘기를 많이들 하니까. 학보사에서 일하면서 언론인이 될지 좀더 신중히 고민하게 됐다. 선후배들과 함께 일하는 게 쉽지 않더라. 사교적이지 못한 성격 탓에 후배들도 잘 챙겨주지 못했다. 그래서 많이들 학보사를 그만두고. 특히 나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세월호 침몰 사고나 메르스 확산 사태를 보면, 한국 사회의 위기관리 능력에 분명히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냉소해버린다. 하루하루의 삶이 불안정하고 위태롭기 때문이다. 늪에 빠진 한국 사회를 진단하고 대안을 찾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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