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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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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끼리 토닥토닥

등록 2014-11-04 17:18 수정 2020-05-03 04:27

가족끼리는 못할 것이 없다. 어떤 일이든 용서할 수 있고, 이 세상 누구도 해줄 수 없는 일이라도 가족끼리는 가능할 수 있다. 그렇기에 가족은 가장 소중한 존재일 것이다. 가족의 행복 없이 나의 행복이 있을 수는 없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가족 구성원 간의 친밀감과 유대감이 아닐까? 그런데 우리 사회는 가족 간의 친밀감을 드러내는 것에 너무 어색해한다.

가족끼리 서로 친밀감과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안아주기’다. ‘안아주기’의 장점은 큰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저 볼 때마다 안아주기만 하면 된다. 학교에 다녀오든, 퇴근해서 돌아오든 하루 일과를 마치고 현관을 들어서는 사람에게 다가가서 안아주면 된다. 물론 아침에 하루 일과를 시작하러 나가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그저 꼭 안아주면서 수고했다고, 잘 다녀오라고 한마디 해주면 된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내 가족을 다시 만나는 순간, 잠시 떨어지는 순간, 서로의 친밀감과 유대감을 확인하기에 이보다 더 간단하고 좋은 방법이 있을까? 집에 들어선 사람은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포근함을 확인할 것이며, 집을 나서는 사람은 가족의 사랑을 믿고 또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어색할 수도 있다. ‘가족끼리 왜 이래’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가족은 원래 서로가 안아주는 존재였음을 기억하자. 부부가 결혼하고 한 가족이 탄생할 때는 두 사람이 서로를 안아주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아이가 처음 태어나고 자랄 때 우리는 얼마나 아이를 많이 안아주었던가? 우리는 엄마·아빠의 품을 얼마나 그리워하며 자라왔던가?

학교 갔다오면 제 방으로 직행해서 틀어박혀 있는 자식, 퇴근해서 집에 오면 ‘밥 줘’라는 말만 하는 남편, 무뚝뚝하게 집안일만 하는 아내에게 서운하다 생각 말고 가볍게 안아주기를 시작하자. 그리고 한마디만 하자. ‘수고했어’ 또는 ‘힘들었지?’. 처음에는 쑥스럽겠지만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

한때 ‘프리허그’가 유행했다.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모르는 사람도 안아주는 세상인데, 가족끼리 안아주지 못할 까닭이 없다. 당장 오늘 아침, 오늘 저녁부터 서로 꼬옥 안아주자. 그리고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주자. 가족 사이에 따뜻함이 새로 피어나고, 가장 소중한 사람과의 친밀감이 더욱 생겨날 것이다. 고태진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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