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중국 사람 대부분 다 외국인 만나면 중국말로 이야기해요. 못 알아들으면 더 크게 중국말로 얘기해요.” (JTBC)에서 이탈리아 청년 알베르토가 한 말이다. 그는 중국 유학 경험이 있다. 모국어가 주제였던 이날 방송에서 출연자들은 한국인들이 외국인을 만나면 다짜고짜 영어를 하는 기이한 현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인에게까지 영어로 말하는 코미디가 벌어진다.
한겨레 박미향 기자
얼마 전 스페인 가족여행 중 식당에서 관찰한 일이다. 초로의 독일 여성 3명이 옆자리에 앉았다. 직원이 주문을 받으러 오자 독일어로 음식에 대해 물어보기 시작했다. 당황한 직원은 스페인어로 열심히 설명했다. 소통이 되지 않자 독일인이 처음에는 독일어와 영어를 섞어서, 나중에는 영어로, 그리고 마지막에 영어에 스페인어 한두 단어를 섞어서 대화했다. 식당 직원은 스페인어에 영어와 독일어 단어를 섞어 답변했다. 발짓까지는 아니지만 손짓과 표정도 동원됐다. 이렇게 재료와 조리 방법, 그리고 매우 현명하게 그 양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고 나서야 독일인들은 주문을 마쳤다. 그림을 보고 대충 주문했다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약간 다른데다 너무 많은 양의 음식을 앞에 놓고, 그래도 주문에 성공한 것이 어디냐며 배가 부른데도 음식을 먹고 있던 우리와는 달랐다.
물론 스페인에서 독일어와 한국어의 ‘위상’은 다르다. 외국에 가서 다짜고짜 한국말을 쓰자는 것도 아니다. 한국어가 좋고 아름다운 언어이지만 그것을 할 줄 안다고 해서 거들먹거리자는 것도 아니다. 한국어를 못하는 외국인을 무시하자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러나 외국인을 만나면 일단 한국어로 말을 시작하는 것이 필요할 듯하다, 한국에서는. 우리 공용어가- 온통 영어로 ‘감염’된 간판이나 상표를 본 외국인들이 잘 믿지 않겠지만- 한국어라는 것을 살짝 알려줄 필요가 있다. 한국어를 못한다고 하면 그때는 갈고닦은 영어나 다른 외국어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영어 ‘울렁증’이 있는 분들께 권한다. 한국어를 못하는 영어 사용자에게 한국어로 대화를 시작하라. 다음에는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서 말하다가 완전 영어로 전환하라. 기적같이 울렁증이 사라진다. 또 하나 좋은 점, 내가 그 사람의 영어를 못 알아들어도 당황해하지 않아도 된다. 되레 그 사람이 미안해하며 최대한 알아듣기 쉽게 말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김영욱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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