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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자칭 꾼이라며 ‘손맛’ 좋아하는 인간들 손모가지를 ‘뿌라뿌고’ 싶다. 왜 배스(Largemouth Bass, 정식 명칭은 민물농어이고 청쏘가리, 큰입우럭 등은 속명)를 잡으면 먹어야지 다시 놓아주는가 말이다. 배스가 어떤 놈인가. 입이 커서 훅 빨아들이면 웬만큼 자란 붕어도 한입에 삼켜버릴 수 있다. 그러니 치어는 오죽하겠는가. 반면 천적은 별로 없다. 쏘가리와 배스가 서로의 새끼들을 먹지만 맑은 물에 사는 쏘가리가 청탁을 가리지 않는 배스와 어찌 게임이 되겠는가.
“어떻게 하면 배스의 무한 번식을 막을 수 있을까?” 이건 토종 예찬을 하자는 게 아니다. 생겨먹길 종 다양성이 잘 구현돼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는 우리 산천수로가 배스, 블루길로만 가득 차는 게 싫다는 말이다. 그래서 심각히(?) 고민을 해보았다. 방법은 딱 하나, 우리가 배스를 받아들여야 한다. 더 이상 외래종이라고 터부시하지 말고 우리의 토종 물고기로 받아들여 맛있게 먹어줘야 한다.
생각을 바꾸자. 배스는 살집이 많다. 워낙 잘 먹어서 기름지고 게다가 민물농어 아닌가. 농어가 얼마나 귀한 고기인가. 민물고기인데 비린내가 좀 나면 어떤가. 찬물에 잘 씻으면 된다. 입이 좀 커서 무섭긴 하다만 ‘어두육미’로 대충 좀 넘어가자.
처음엔 배스로 젓을 담가 먹으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그런데 멸치젓이나 황석어젓, 토하젓 등을 떠올리면 배스는 젓 담그기엔 너무 큰 물고기다. 일본 사토야마 마을의 붕어초밥을 만들듯이 하면 어떨까? 밥을 지은 다음 식혀 나무통 바닥에 깔고, 그 위에 내장을 제거하고 염장한 배스(대자 말고 중자)를 깔고 이렇게 층층이 밥과 번갈아 쌓아 1년간 푹 삭히면 맛있지 않을까? 사실 요즘은 바다생선으로만 젓을 담그고 초밥을 해먹지만 예전엔 ‘밥식해’라는 전통이 있어서 민물고기인 은어·잉어·붕어로도 밥식해를 많이 해먹지 않았던가. 밥의 전분이 녹아 유산이 나오면 이것이 생선을 감싸 방부제 역할을 했다고 하니 냉동시설이 없던 시절 민간의 지혜가 바로 식해로 태어난 것이다. 배스 네놈들이 100년만 더 전에 이 땅에 왔더라면 아마 지금쯤 별미가 돼 있었을 텐데 말이다.
젓갈과 식해는 대량 소비가 어려울 테니 좀더 현실적인 대안을 내보자. 배스 포를 뜨자. 배스의 고향 미국에는 배스 튀김요리가 많다. 탕수육도 만들 수 있다. 그릴에 굽는 레시피도 다양하다. 배스를 수십 마리 잡았다고 치자. 그러면 내장을 제거하고 포를 떠서 소금에 절여 바람에 말리자. 꾸덕꾸덕해지면 고등어처럼 구워 먹거나 가을무 나올 때 들큰하게 조리자. 내장은 텃밭 호박 거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가장 좋은 건 배스 전문 가공업체가 포를 떠서 식당에 염가로 납품하고 정부가 절반쯤 지원해주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특히 튀김류로 소비를 하면 그 맛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커서 낚시를 할 때 배스를 잡는 족족 먹을 수 있을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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