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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대통령에게 동료애를 느낀다… 지금은 이재명의 시간

대통령 인사권 트집 잡기야말로 ‘꼴불견’… 잘하라는 응원이 필요한 때
등록 2026-10-09 09:52수정 2026-10-10 09:26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10월7일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발표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10월7일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발표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에 누구를 앉힌다 해도, 트집 잡을 게 없으면 임명장이라도 문제 삼을 것 같다. 왜 궁서체가 아니냐고. 왜 문구가 진지하지 않냐고. 검찰개혁을 사유화하는 더불어민주당 내 일부 극성 인사는 그러고도 남을 기세다. 그냥 가는 수밖에 없다. 새 형사사법체계가 겨우 출발했는데 꼴이라도 갖추려면 진도를 빼야 할 게 아닌가.

이와 관련한 이재명 대통령의 ‘폭풍 에스엔에스’를 보는 시선도 선택적일 수밖에 없다. 비판도 많으나, 오죽 답답하면 저럴까 하는 연민을 지닌 이도 적지 않다. 성한용 한겨레 선임기자는 “에스엔에스 말고 동지가 필요하다”고 충고하던데, 솔직히 동지는커녕 동료도 없어 보이니 걱정이다.

대통령의 인사권에 도지사가 시비를 걸고 국회의원들이 딴죽을 걸더니, 급기야 얼마 전 임명된 지방중수청장까지 입을 댄다. 대통령이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를 지명해놓고 한발 물러서 재고한 시간이 꽤 있었는데 그간 뭐 하다 다 늦게, 그것도 밖에다 떠드는지. 대통령에게 임명받은 공무원이 이렇게 처신해도 되나. 진작 지명된 상급자를 문제 삼으려면 자기야말로 그 자리를 받지 말았어야지.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가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에 신념을 보인 적이 없다고 하는데 그와 무관하게 둘은 이미 다른 기관으로 나뉘었다. 최소한 지금은 동의하니 분리된 기관의 수장을 맡겠다고 했을 게 아닌가.

이런 식으로 자기 선명성을 파는 이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억지스럽게 흔들면 흔들리는 이보다 흔들어대는 이가 더 볼품없어 보인다는 것. 주변에 온통 같은 말 하는 이들만 있어 세상 다른 소리는 안 들리는 모양인데 제발 그 막힌 음향방에서 빠져나오길 바란다. 영화 ‘군체’에서 좀비들이 보인 ‘앤트밀 현상’이 떠오른다. 한자리를 뱅뱅 도는 개미떼 모습 말이다. 방향을 잃은 채 자기들끼리 서로를 길잡이로 여기고 따르다 빚어지는 현상인데, 외부 개입이나 자극이 없는 한 끝나지 않는 소용돌이다.

지난 6·3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큰 실망을 안고 정치에 관심을 껐던 이들이 최근 하나둘 마음을 추스르는 분위기다. 여권 일부 인사가 해도 너무한다는 반발심에, 왜 아무도 대통령이 할 말을 대신 해주지 않는지 의아함까지 더해져서다. 이재명이라는 인물이 예뻐서도 다 잘해서도 아니다. 그가 매우 부족하고 모순적이어도, 우리에게 너무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국정 책임자가 멀쩡해야 내가 먹고사는 문제와 안전이 지켜진다. 지금 나라 안팎의 환경은 사람들의 ‘위험 회피 심리’를 크게 자극한다. 이 시국에 대통령이 윤석열 아닌 게 어디냐는 말이 허튼소리가 아니다. 그러니 야당도 아니고 여당 내에서 2028년, 2030년, 총선, 대선으로 성급히 내달리며 대통령을 흔들어대는 인사들의 언행은 두 배, 세 배 꼴불견이다.

일부 목소리 큰 ‘유관여자’의 경우 그 목적이 심지어 ‘자기 정치’도 아닌 ‘자기 영향력 확인’으로 보인다. 정의와 개혁을 내세우는 입바른 말 뒤의 그 한갓진 잉여로움에는 실소가 나온다. 국제 무대에 선 대통령이 하필 직전까지 이른바 ‘진영 내’ 갈등 봉합에 애쓰다가 꽉 잠긴 목소리로 연설하거나 실핏줄 터진 눈을 한 걸 보면 남의 일 같지 않다. 권위를 존중한 적도 없으면서 권위 있게 처신하라니. 온당치 않다. 뜨거운 사막을 맨발로 걷는 이에게 옷매무새와 표정 관리까지 하라고 주문할 수는 없다. 일하는 대통령에게 동료애를 느낀다.

 

김소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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