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2025년 10월17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한겨레 김태형 기자
상황 모면에만 골몰할 뿐 책임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2025년 11월19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를 재판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증인선서를 거부했다. 재판장이 “형사재판에서 선서 거부는 처음 봤다. 민사재판은 선서 거부 사항이 있지만 형사소송에선 사유가 없다”며 과태료(50만원)를 부과했다. 그러자 이 전 장관은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반박했다. 이어진 신문에선 특검팀의 질문에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판사 출신 이 전 장관이 내란이라는 본질 대신 법조문 해석 문제로 언쟁을 벌이는 건 그간 거짓말이 들통나는 등 궁지에 몰렸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24년 12월16일 이 전 장관은 경찰 조사에서 “12월3일 계엄 선포 직후 소방청장에게 전화해서 단전·단수나 봉쇄 등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국민들 안정을 각별히 챙겨달라고만 말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당시 소방청장 진술 등을 통해 실제로는 언론사 5곳까지 일일이 언급하며 단전·단수를 직접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자 “(단전·단수를) 언급만 했을 뿐 지시하진 않았다”(2025년 2월11일 헌법재판소)고 둘러댔다. 이후 2025년 8월 ‘12월3일 국무회의’ 직후 한덕수 당시 총리와 11분간 관련 문건을 검토하는 장면이 담긴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이 공개됐다. 그러자 10월17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의 자기 재판에 나와선 “이태원 사고를 경험해 시민 안전을 걱정해서 (단전·단수를 언급한 것)”라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그의 됨됨이는 한결같다. 이태원 참사 직후에도 “시스템 문제다” “경찰·소방을 미리 배치했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고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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