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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질문을 대하는 권성동의 ‘손틀막’

등록 2025-04-17 22:31 수정 2025-04-18 11:00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25년 4월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질문하는 뉴스타파 기자의 손목을 잡아채고 있다. 뉴스타파 유튜브 영상 갈무리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25년 4월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질문하는 뉴스타파 기자의 손목을 잡아채고 있다. 뉴스타파 유튜브 영상 갈무리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기자의 손목을 잡아챈 채 억지로 수십 미터를 끌고 가는 일이 벌어졌다. 2025년 4월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였다.

권 원내대표는 같은 당 김민전 의원이 주최한 ‘헌재·선관위 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문답을 마치고 이동하던 중이었다. 뉴스타파 기자가 다가가 “국민의힘이 ‘국민께 죄송하다’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는데 무엇이 죄송한 것이냐”고 물었다. 권 원내대표는 “누구 취재하러 왔냐”고 따지듯 물었고, “잠깐, 잠깐, 놔둬봐” “(국회) 미디어 담당관 오라 그래”라고 하더니, 이내 문제의 ‘행동’에 돌입했다. 기자의 손목을 놓은 다음에도 “출입 금지 조치하라고 해” “도망 못 가게 잡아” “뉴스타파는 언론이 아니다. 지라시지, 지라시”라고 막말을 이어갔다. 이 모든 장면은 뉴스타파의 영상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

뉴스타파 쪽은 권 원내대표의 행위를 ‘형법상 폭행’과 ‘언론 자유 침해’로 규정하고,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촉구했다. 폭행과 상해,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러나 기자의 질문에 물리력으로 대응한 권 원내대표는 외려 “기자의 행위가 ‘취재’를 빙자한 신체적 위협이자 강압적 접근이었다”며 “법적 절차를 통해 진상을 밝히고, 허위 주장과 무리한 취재 관행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튿날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성명을 내어 권 원내대표의 ‘원내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며 이렇게 밝혔다. “내란수괴 윤석열의 계엄 포고령은 언론 통제를 주요 목표로 삼았다. 언론의 정당한 취재를 물리력으로 가로막는 권 원내대표의 행태는 윤석열이 저지른 짓과 다르지 않다. (…) 언론을 대하는 태도가 결국 국민을 대하는 태도다.” 개인의 순간적인 일탈이 아니라는 얘기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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