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이 2024년 3월25일 서울 신당동 떡볶이타운 거리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은 급락(2024년 2월 다섯째 주 40%→ 3월 셋째 주 34%, 한국갤럽 여론조사)하는 추세다. 수사 외압 혐의 피의자(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를 주오스트레일리아(호주)대사로 ‘도피성 임명’을 하고 “대파 한 단에 875원”이라고 물가 현실을 모르는 발언을 하는 등 윤석열 대통령이 벌인 수습 불가 무리수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이 위기를 피하기 위해 내민 카드는 무엇일까.
“여러분, 지금 이대로 가면 이재명·조국 같은 사람들 그리고 통진당 아류 종북세력들이 우리 대한민국을 장악하게 됩니다.” 2024년 3월19일 서울 서대문구 유세 현장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한 말이다. 실체도 없는 ‘색깔론’이 또다시 고개를 드는 순간이다. 누가 종북, 즉 북한 정부·당의 이념을 추종한다는 건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가상의 종북세력’만 규탄했다.
엿새 뒤인 3월25일 국민의힘·국민의미래(국민의힘 위성정당)는 ‘더 이상 이 나라를 범죄자들과 종북세력에게 내주지맙시다’라 적힌 펼침막을 전국 각 시도당에 걸라고 지시했다가 “언젯적 종북 프레임이냐”는 수도권 후보들의 반발에 지시를 거둬들였다. 하지만 이튿날 한 위원장은 여전히 “그 말이 잘못됐다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3월26일 백령도를 찾은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은 한술 더 떴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을 심판해야 한다”며 “사회주의·공산주의를 해봤는데 다시 또 하려 한다”고 했다.
역시 ‘주어’를 모호하게 처리한 이 말에 대해 녹색정의당은 논평을 내어 “정치혐오에 기생해 정치생명 연장하는 정당답다. 철 지난 색깔론, 비방으로 점철된 정치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색깔론이 죽지도 않고 또 돌아왔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색깔론을 통해 구원받을 수 있을까.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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