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원대 코인 투자 논란’을 일으킨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재 보유한 가상화폐 가치는 9억1천여만원 수준”이며 전세자금 6억여원을 초기 투자금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의원의 해명에 빈틈이 있고, 이해충돌 비판도 제기돼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김 의원은 2023년 5월9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변호사 일을 하고 있을 때 ‘내돈내투’(내 돈으로 내가 투자) 했다”며 “(최고점이 아닌) 이미 한창 폭락하고 있었던 시점에 매도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전세자금 6억여원으로 구매한 엘지(LG)디스플레이 주식 전량을 2021년 1월13일 매도해 9억8천여만원의 투자금을 확보했고, 이후 다시 여러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대선 기간 동안 전체 계좌에서 실물인 현금으로 인출된 것은 440만원에 불과하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의 해명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2022년 재산 공개 내역에서 예금이 10억2400여만원 증가한 것과 관련해 ‘보유 주식 매도 대금’이라고 신고했다. 당시엔 주식을 팔아 예금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이번 해명에서는 주식을 팔아 가상화폐 투자금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부분과 관련해 김 의원은 당 지도부에, 초기 투자 원금은 예금 계좌에 이체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장문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지 않다.
이해충돌 문제도 있다. 김 의원은 대선 기간인 2022년 2월 대체불가토큰(NFT)을 활용한 ‘이재명 펀드’를 출시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당시 김 의원이 소유했던 코인 위믹스 등의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김 의원이 2021년 12월 같은 당 전용기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에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던 것도 논란이 되고있다. 개정안을 통해 ‘게임 머니는 게임 내에서 사용하는 가상화폐를 말한다’는 조항이 추가되면, 김 의원이 보유했던 위믹스(게임과 연동된 가상화폐)의 가치도 올라갈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이 고위험 자산에 거액을 투자한 배경, 명확한 투자 수익 규모와 거래 시점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우선 김 의원에게 자산 매각을 권유하고, 이번 의혹을 규명할 진상조사팀을 꾸리기로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김 의원이 국회 상임위원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가상화폐를 거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윤리감찰을 지시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국회의원들에 대한 가상자산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손고운 기자 songon11@hani.co.kr*뉴스 큐레이터: <한겨레21> 기자들이 이주의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뉴스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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