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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을 태운 비행기가]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 모습을 드러내자, 참았던 눈물은 기어이 터지고 말았다. 눈물의 주인공은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이었다. 8월15일 오전, 서울공항에는 교황을 마중 나온 박근혜 대통령도 있었지만 세월호 피해자 가족은 아무도 박 대통령을 찾지 않았다. 그들이 진정 기다렸던 것은 ‘소외된 자들의 이웃’ 프란치스코 교황의 따뜻한 손길이었고, 진심 어린 위로였다.
[‘율리아나’. 박근혜 대통령의 천주교 세례명이다.] 지난해 한국 천주교계가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해 시국미사를 열며 박 대통령 비판에 나설 때, 박창신 천주교 전주교구 원로신부 등을 겨냥한 종북몰이에 앞장섰던 이는 다름 아닌 ‘박 율리아나’와 그의 측근이었다.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은 박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미사에 참여한 박 원로신부에게 “국적이 의심스럽다”는 발언을 쏟아내며 종북몰이에 열을 올렸다. 박 대통령도 박 원로신부의 일부 발언을 거론하며 “묵과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때만 해도 박 대통령이 율리아나라는 천주교 세례명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았다.
[교황 방한이라는 큰 행사를 맞아] 가장 열심히 ‘숟가락’을 얹은 이들은 한국 천주교계도, 시민사회도, 여야 정치권도 아닌 청와대였다. 일반적 관행과 달리 박근혜 대통령이 공항으로 직접 영접을 나선 장면이 대표적이다. 박 대통령이 교황 방문을 수차례 요청해왔고, 그가 율리아나라는 세례명을 갖고 있었으며, 서강대 등 가톨릭 재단에 속한 학교를 졸업했다는 사실도 교황 방문과 함께 일제히 언론을 통해 소개됐다. 굳이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교황 방문은 함께 기뻐할 일인 만큼, ‘교황 신드롬’에 편승하려는 박 대통령의 ‘숟가락 정치’도 못 본 체 넘어갈 수 있다. 다만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강우일 주교) 등의 공식 방한 요청으로 이뤄진 이번 교황 방문의 참뜻을 박 대통령도 함께 되새긴다면 말이다. ‘가난한 자들의 벗’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해온 메시지는 화합, 그리고 평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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