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 바야흐로 복고 전성시대다. 에서 시작해 이 복고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추억장사가 심해지면 좋은 추억 말고 나쁜 추억도 낚여오게 돼 있는 법. 삼청교육대와 박종철 열사라니 대체 언젯적 이야기던가. ‘어떤 이의 꿈’. 그래요. 넌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땅완구’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부동산 투기의 달인 되시겠다. 이완구 총리 후보자가 성남 땅으로 16억4400만원, 서울 도곡동 주상복합건물 타워팰리스 투자로 20억원의 시세차익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타워팰리스 매매 과정에서 양도세를 3천여만원 덜 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온 국민이 부릅니다.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어떤 이는 꿈을 간직하고 살고 어떤 이는 꿈을 나눠주고 살며 (중략) 어떤 이는 남의 꿈을 뺏고 살며’. 그 많은 ‘어 떤 이’ 중에 하필 ‘남의 꿈을 뺏고 살던’ 분이 대한민국 국무총리 후보자에 내정됐으니.
여기서 안 끝난다. ‘풍문으로 들었소’. 이 후보자는 1980년 신군부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국보위)에서 삼청교육대 관련 핵심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07년 12월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가 발간한 종합보고서를 토대로 “이완구 후보자가 당시 국보위 내무분과 행정요원으로 파견됐다. 내무분과에서는 불량배 현황을 파악해 명단을 작성하고 사전검거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자판기 해명’만 준비하면 무슨 소용 있나. 이쯤 되면 불시착이 아닌가. ‘조각조각 부서진 작은 꿈들이 하늘 멀리 저멀리 흩어져가고….’
‘당신도 울고 있네요’.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는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축소·은폐했던 검찰 수사팀의 검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얄미운 사람’이라며 넘어가기엔 역사의 무게가 크다. 이런 사실은 국회에 제출된 대법관 임명동의안에도 빠져 있었다. 박 후보자는 2014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재직 당시 수행비서 명의의 카드를 업무추진비로 편법 사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2월11일 열릴 예정이던 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야당의 ‘보이콧’으로 사실상 무산됐다. 지지율 20%대의 치욕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를 기대할 수는 없었구나. 이러나저러나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봐’.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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