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 영화다.] 하늘에서 DVD를 뿌린다니?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한 코미디영화 이야기다. 이 영화, 북한의 심기를 아주 불편하게 했다. 내용은 간단하다. 김정은 위원장을 인터뷰하게 된 미국 토크쇼 사회자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암살 지령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그 뒤 사정은 간단치 못하다. 전세계적 홍보는 성공적이었으나 상영은 실패했다.
[북한은 서늘하게 경고했다.] 예고편이 나오고 상영을 앞둔 시점에 ‘평화의 수호자’(GOP)라고 밝힌 단체가 영화를 배급하는 미국 소니영화사를 해킹했다. 사이버 테러에 그치지 않았다. 이 단체는 지난 12월16일 웹사이트에 “이 영화가 상영되는 장소에서, 테러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쓰라린 운명을 맞이할 것인지를 분명히 보여줄 것이다. 세계가 두려움으로 가득할 것이다. 2001년 9월11일을 기억하라”는 글을 올렸다. 백악관도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8일 평화의 수호자들의 소니영화사 해킹 등에 대해 “심각한 국가안보 문제로 여겨져, 백악관 안보팀이 ‘비례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관들은 서둘러 상영을 취소했다.
[영화는 부활할 수 있을까?] 는 12월17일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재단’과 한국의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손잡고 DVD 삐라를 제작해 북한으로 날려보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상상해본다. 하늘에서 눈이 아니라 DVD가 내리는 날. 영화 같은 장면을 스크린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나날이다. 는 이 영화를 두고 “메이저 영화사가 특정 국가의 현직 지도자의 암살을 다루는 것은 그것이 코믹하건 아니건 간에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평했다. 뻔해 보이는 영화가 딱히 궁금하지는 않다. 다만, 사이버 공간의 테러 아닌 진짜 테러를 보여주겠다는 위협이 두려울 뿐. 결코 코믹하지 않은 코미디영화의 말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공포영화 같은 현실은 이미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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